TSMC·엔비디아 모두 고객…주가 3배 된 日 '슈퍼을' 기업

자료=어드반테스트 홈페이지
반도체 검사용 장비를 생산하는 일본 어드반테스트의 주가가 올들어 급등세다. 어드반테스트는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HBM(고대역폭메모리)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의 주요 수혜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어드반테스트 주가는 3.74% 오른 1만7080엔에 거래를 마쳤다. 어드반테스트 주가는 지난 1달새 10.87% 상승했다. 6개월 전 대비 수익률은 197.87%에 달한다. 지난해 말 28위였던 일본 증시 시가총액 순위는 10위까지 상승했다.

어드반테스트는 공정을 마친 반도체 제품이 지정된 온도 범위 내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자동화 테스터 장비를 생산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은 물론, 디램(DRAM)과 낸드플래시 등 레거시(범용) 메모리까지 주요 반도체 공정에 테스터를 공급한다. 지난해 기준 테스터 시장의 58%를 차지하는 1위 업체로, 미국의 테라다인과 함께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어드반테스트는 올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용 HBM과 GPU 생산 시설을 확대하며 수혜를 입었다. 어드반테스트는 지난 7월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 8350억엔(약7조8437억원), 영업이익 3000억엔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각 지난해보다 7.1%, 31.5% 증가한 수치다. TSMC HBM 공정에 주로 공급하는 고급 시스템온칩(SoC) 테스터 부문 매출이 21%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들어 레거시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자 시장에선 어드반테스트 실적이 기존 예상마저 뛰어넘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드반테스트가 제시한 전망은 레거시 반도체의 업황 회복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라며 “하반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어드반테스트는 오는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어드반테스트를 향한 관심은 확대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국내 투자자는 어드반테스트 주식 243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 증시에서 14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6개월 사이 주가가 세배로 불어나며 치솟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부담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어드반테스트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20% 웃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율(PER)은 44배에 달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