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600억 적자 LG디스플레이 4년 만에 연간 흑자 유력 8개월 만에 주가 2배 가까이 올라
“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 추진 기술 혁신 초프리미엄 제품 강화” 초격차 위해 1조2000억 투자도
대신증권 목표주가 2만원 제시
Getty Images Bank.작년 5606억원 적자를 냈던 종목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22~2023년 연간 2조원 넘게 영업손실이 지속되다가 작년 손실 폭을 축소하고 올해 ‘흑자 축포’로 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코스피 시가총액 88위(6조6350억원) LG디스플레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3270원으로 연저점인 지난 4월 9일 저가 7150원 대비 85.59% 올랐다. 당시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주식 잔고는 8개월 만에 약 1850만원으로 불어난 셈이다. 증권사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며 추가 상승 기대감을 부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확인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LG디스플레이는 1987년 TFT-LCD(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IPS(인플레인 스위칭) 등의 차별화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및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중국·유럽·북미 등 글로벌 6개 생산법인과 8개 판매법인, 6개 지사를 운영 중이다. 생산 능력은 작년 연간 누적 8세대 글라스(2200X2500㎜) 기준으로 약 660만장 수준이다. TV와 IT제품, 모바일·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8K OLED와 플렉서블 OLED 등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 중이다.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 고도화 … 프리미엄 수요 꾸준”
6일 회사 관계자는 “수년간 OLED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중국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LCD 주도권을 가져가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린 고부가가치 상품인 OLED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4세대 기술이 적용된 27인치 OLED 게이밍 모니터. LG디스플레이 제공특히 “정철동 사장 부임 후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가 성과를 내고 있다”며 “2020년 전사 매출 중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32%에서 작년 5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OLED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편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LCD 대형 패널 사업을 종료하며 100% OLED 사업에 집중했는데,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수요는 견조하다”고 밝혔다. 또 “하반기부터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며 고정비 부담이 줄어 소재 개발 등 다양한 기술 혁신으로 원가를 개선해 초프리미엄 제품부터 일반 모델까지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 TV 시장은 2013년부터 2억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대형·프리미엄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 출하량은 올해 640만대로 작년보다 5.4% 증가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그는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대형 OLED TV 패널을 업계 최초로 양산하며 시장을 선도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TV 수요 정체로 잠시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IT용 OLED 제품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면서 올해 4년 만의 실적 턴어라운드 달성 기대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했다. 강화된 OLED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성과를 확대하고 원가 혁신과 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하며 내실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신성장동력을 묻자 “정철동 사장이 지난 9월 26일 ‘제16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한국 디스플레이의 미래는 OLED고, OLED의 미래도 OLED라고 말했다”고 대신 전했다. 당시 정 사장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이다”며 “사업성 있는 기술에 집중하고 기술 리더십을 더 강화해 차별화 고객 가치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품질·기술까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디스플레이의 경쟁력 확보 방안은 ‘OLED 초격차’로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1조2600억원 규모의 OLED 신기술 투자를 결의했다.
2022~2023년 연간 2조원대 적자 폭탄서 반전 … “올 영업익 8000억”
수년간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 올해 흑자 행진을 걷고 있다. 2022년 매출 26조1518억원, 영업손실 2조850억원에서 작년 매출 26조6153억원, 영업손실 5606억원으로 덩치는 조금 커지고 있는데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지난 3분기 매출 6조9570억원, 영업이익 4310억원으로 연간 흑자는 따놓은 당상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매출 25조6960억원, 영업이익 803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내년부터 연간 순이익 턴어라운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으로 성과를 극대화하고 원가 구조를 개선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차입금 규모를 축소하고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기업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총 주식 수는 5억주로 LG전자가 지분 36.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 6.05%, 외국인 27.21%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3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조5487억원, 유형자산 14조9328억원 보유했다. 부채비율이 262.76%인 게 흠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기술 및 자본 집약적 특성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량 생산을 필요로 한다. 소비 기업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세분화된 니즈 충족이 LG디스플레이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WOLED(화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Tandem(2개 층으로 나란히 쌓은 것) 등 다양한 기술·제품으로 디스플레이 업계 선도기업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동맹도 끈끈하다.
LG디스플레이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증권사는 우호적인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중소형 OLED 패널 출하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북미 전략 고객으로 프리미엄 모델 중심 공급이 확대돼 평균 판매단가 상승이 수익성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과거 3년간 적자 터널을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OLED 매출 비중(65%)이 확대되며 과거 LCD 중심의 사업 구조 대비 수익성 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OLED 감가상각비 축소로 비용 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고 했다. 한편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IT LCD 패널 사업은 저수익 제품의 출하 비중 축소로 적자가 점차 축소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가 만든 4세대 OLED. LG디스플레이 제공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향 OLED 패널 공급 확대와 TV향 LCD 패널 사업 중단과 IT용 LCD 패널 중 저수익 모델의 매출 축소가 반영되면서 전사적인 선순환 구조의 이익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내년 매출 28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3300억원을 전망한다”고 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 2만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50.72% 상승 여력이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구조전환 과정에서 비용 증가로 실적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내년 OLED 중심의 고수익 사업 구조가 빛을 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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