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사수급추계위, 의사 수 산정에 AI 영향 반영 검토

AI, 의사 수 추계 핵심 변수로 부상
일본은 2016년부터 선제적 논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현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회장이 지난 8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T타워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보건의료 인력의 적정 규모를 산정하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필요 의사 수 산정 공식에 인공지능(AI)을 변수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가 진료 효율을 높이는 만큼 반영 비율에 따라 추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적정 의사 수 논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30일 한국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태현 추계위원장은 지난 25일 “앞으로 의사 수요를 전망할 때 가장 고려를 많이 해야 하는 영향이 이른바 AI”라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AI의 현장 도입으로 의사가 진료할 수 있는 환자 수가 늘어나는 등 의사 생산성이 더 증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는 AI를 추계의 핵심 변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반영 비율이 높게 책정될 경우 필요 의사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추계위는 AI의 영향을 계산에 반영한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로 볼지는 아직 가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추계위는 격주마다 회의를 열고 있으며, 연말까지 적정 의사 수 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발전을 적정 의사 수 추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는 일본이 먼저 시작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사수급분과회가 공개한 2016년 5월 회의록에는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해 의사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그 영향을 의사 수급 추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의학회가 2018년 6월 발표한 제9차 학술추진회의 보고서 ‘인공지능(AI)과 의료’에도 “AI의 도입으로 진단 지원과 치료 방침 선택이 효율화돼 의사 1인당 진료할 수 있는 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