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가방 속 아동 시신'…발견 3년 만에 한인 생모 재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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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현지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은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법원이 이날 이씨가 출석한 가운데 첫 재판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2018년 6∼7월께 9살 딸과 6살 아들을 살해한 뒤 한국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는지 묻자, 고개를 저었고 제프리 베닝 판사는 이를 무죄 주장으로 간주하고 재판을 계속 진행했다고 말했다.
베닝 판사는 또 이씨의 범행 당시 정신 건강 상태를 고려해 달라는 피고인 측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씨가 처방받은 수면제가 숨진 자녀 체내에서 검출됐지만, 다른 사망 원인도 아주 배제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씨는 2017년 자녀들의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한 뒤 이듬해 자녀들을 살해하고 여행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 한 창고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이후 2018년 하반기 한국으로 돌아온 이씨는 2022년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자 창고 임대료 납부를 중단했고, 이에 따라 창고 보관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부쳐졌다.
2022년 8월 창고 내용물을 낙찰받은 현지 주민이 가방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뉴질랜드 경찰은 생모인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씨는 같은 해 9월 울산에서 검거된 뒤 뉴질랜드로 송환돼 구속됐으며, 이씨의 재판은 최장 4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씨는 뉴질랜드로 이주해 뉴질랜드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