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아들 26년째 수소문…'평당 2000만원' 아파트까지 내건 부부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평당 약 2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내건 5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 출신 부부 탕웨이화씨와 남편 왕지에씨는 1999년 납치된 외아들 왕레이를 26년째 찾고 있다.

팔로워 120만명을 보유한 탕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4살 때 납치된 아들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 이에게 보상으로 상하이 아파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매체는 상하이의 부동산은 1평방미터(㎡)당 10만위안(약 1950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높다고 전했다.

탕 씨는 "이 아파트는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유산"이라며 "시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제공하겠다는 결정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 씨의 게시글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많은 이들이 아들 왕레이의 어린 시절 모습과 닮은 인물에 대한 제보를 이어가고 있다.

탕 씨는 아들 실종 당시 상황도 전했다. 그는 "1990년대에 전기 상점을 운영했던 우리 집안은 부유했다. 당시 일자리를 구걸하고 세일즈맨이 되는 법을 가르쳐 준 남자 루 씨를 고용했는데 이 남자가 아들을 납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 씨는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갈취하려 했는데 우리는 아들을 찾느라 바빠서 아무도 그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라며 "그러자 루 씨가 아들을 중국 남부의 광시좡족 자치구로 데려갔다"고 덧붙였다.

절도 혐의로 체포된 루 씨는 왕레이를 납치했다고 자백했지만 아이의 행방은 밝히지 않았다. 루 씨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2022년 가석방됐다. 이후 탕 씨는 실종 아들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루 씨에게 납치 경로를 재현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제공된 정보는 모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탕 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400만위안(약 7억7900만원)을 썼다며 "저와 남편은 죽는 날까지 아들 찾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인신매매범은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