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높인 신차 잇단 출시…전기車 시장, 다시 살아난다

올 7만여대 판매, 전년보다 44% 증가
신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 10% 돌파
휘발유 등 내연기관차는 판매량 감소세
가성비 EV6, 캐스퍼 일렉트릭도 인기

하반기 신차 잇단 출시…판매 경쟁 치열
르노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눈길
BYD·볼보·폴스타·미니 신차도 인기몰이
현대 아이오닉6 부분변경, 기아 EV5 출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부진에 빠졌던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올 들어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보다 40% 넘게 증가하면서다. 주행 거리를 늘리고 상품성을 개선한 신차들이 쏟아진 게 이유로 꼽힌다. 완성차업계도 전기차 캐즘 극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코리아 등 국산차는 물론 스웨덴 폴스타와 중국 비야디(BYD) 등 수입차도 전기차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

◇ 전기차 비중 10% 돌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7만241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157대)에 비해 44.4%(2만2262대)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하이브리드카와 비교해서도 높은 편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올 1~5월 18만8668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16만467대)보다 17.6%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한 내연기관차는 판매가 줄었다. 휘발유차는 5월까지 32만5196대가 팔리며 지난해(33만7406대)보다 3.62% 감소했다. 경유차는 같은 기간 6만3922대에서 4만3810대로 24.4%, LPG차는 6만8902대에서 6만27대로 12.9%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0%(10.3%)를 돌파했다. 지난해 1~5월(7.3%)보다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르노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먹고산다’는 업계의 오랜 격언처럼 신차 출시가 판매량 증가를 주도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기아 EV3(1만372대)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4167대)이 인기를 끌었다.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현대차 아이오닉9(2725대)도 판매가 꾸준했다. KG모빌리티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EV(1898대)도 2000대 가까운 판매량을 올렸다. 수입 전기차도 판매 호조다. 테슬라의 모델Y 주니퍼는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이전 모델과 비슷한 500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며 지난달 6570대가 팔렸다. 중국 BYD의 아토3는 3000만원을 밑도는 가성비를 앞세워 1000여 대를 팔았다.

◇ 르노·BYD 등 신차 예고

하반기에도 새 전기차가 잇따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기아도 전기 SUV EV5를 선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신차는 르노코리아가 8월 출시하는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 미디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고 출력 160㎾(218ps), 최대 토크 300Nm의 전기 모터를 결합해 경쾌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평평한 바닥 설계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차량 2열은 동급 최대인 278㎜의 무릎 공간과 884㎜의 머리 위 공간을 확보했다. 202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유럽 올해의 차’도 수상했다.
BYD 씰
BYD는 최근 두 번째 국내 출시 모델 씰의 환경부 주행거리 인증을 완료했다. 씰 다이내믹 AWD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기준 △도심 427㎞ △고속 383㎞ △복합 407㎞로 책정됐다. 씰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3.8초에 불과하고 유럽 자동차 안전성 평가(유로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
볼보 EX30
볼보 EX30은 차세대 프리미엄 전기 SUV로 꼽힌다. 1회 충전 시 최대 404㎞까지 주행할 수 있다. 서울~부산(평균 약 400㎞)을 한 번에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최대 153㎾의 급속(DC) 충전을 통해 약 26분 만에 10~80% 충전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출시된 이후 3월 478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유럽 브랜드 전기차 1위에 등극했다.
폴스타4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도 출고 대기 물량이 1000대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폴스타는 올 4월까지 누적 판매량 670대로 전년보다 120% 증가했다. 5월에는 464대를 판매해 역대 5월 기준 두 번째로 많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쿠페형 전기 SUV 폴스타 4는 듀얼 블레이드 헤드램프 등 미래지향적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니 에이스맨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미니(MINI) 최초 전기차 전용 모델인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도 MINI 특유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폭발적인 주행 성능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에이스맨은 전장 4085㎜, 전고 1515㎜로 일반 SUV에 비해 낮고 길게 설계됐다. 날렵한 실루엣과 동시에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을 갖췄다. 클래식 트림은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9.6㎏·m, SE 페이버드 트림은 최고 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m을 발휘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모델이 세단과 SUV는 물론 픽업트럭까지 다양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