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보호장치 1위 씨피시스템 "2030년 매출 2배로"

플렉시블 튜브 국산화 성공
선박용·클린룸용 신제품 확대
케이블을 감싸는 플라스틱 보호장치는 생산 설비의 필수 부품 중 하나다. 외부 충격과 압력, 열로부터 케이블을 보호해 전체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돕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씨피시스템은 국내 케이블 보호장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1997년 플렉시블 튜브(호스 모양의 부드러운 고무관)를 최초로 국산화한 이후 산업 트렌드에 맞게 케이블 보호장치 제품군을 확장했다.

김경민 씨피시스템 대표(사진)는 “올해는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한 만큼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계속 개발해 2030년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23년 매출은 220억원이었다.

씨피시스템은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에 케이블 보호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선박을 건조하는 다양한 설비에 씨피시스템 제품이 필요해서다. 김 대표는 “올해는 국내 대형 조선업체 다섯 곳에 공급하는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대형 선박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선박에 들어가는 제품은 난연기능이 추가돼 수익성이 높다.

신제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2020년 개발한 G클린 케이블체인이 대표적이다. 고분자 원재료 폴리에틸렌(UHMW-PE)을 소재로 한 케이블체인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요청으로 개발했다. 김 대표는 “현존하는 PE 가운데 내마모성과 내충격성이 가장 뛰어난 소재를 활용했다”며 “이 소재로 케이블체인 사출에 성공한 건 우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제품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의료기기 등 첨단산업의 클린룸에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클린룸에서 사용하는 부품의 청정도를 평가하는 IPA 인증 테스트에서 1등급을 받았다”며 “산업 현장에서 쓰는 형태로 보호장치에 케이블을 삽입한 뒤 분진 발생량을 측정해 1등급을 받은 건 우리가 처음”이라고 했다. 통상 IPA 인증은 케이블을 삽입하지 않은 채 장치 마디 간 마찰로 발생한 분진만 측정한다.

인도 등 해외 영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 케이블 보호장치 시장은 2020년 4949만달러(약 722억원)에서 2023년 6850만달러(약 1000억원)로 38.4% 커졌다. 김 대표는 “현지 정책에 따라 인도 내 제조시설이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대리점과 지사를 늘려 해외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