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애 "제주도 생활 중 싸이 DM 받아…유건형과 호흡 최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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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안신애 인터뷰
15일 새 EP '디어 라이프' 발매
피네이션 합류해 유건형과 시너지
안신애는 15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새 EP '디어 라이프(Dear LIFE)' 발매 기념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3년 피네이션에 합류한 안신애는 싱글 '리스펙트(Respect)', '디어 시티(Dear City)'에 이어 이번 '디어 라이프'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고교 시절 박화요비의 '어떤가요'에 코러스로 참여하며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그룹 바버렛츠로 데뷔해 레트로 사운드의 팝을 선보여왔던 안신애는 현재 피네이션 손을 잡고 솔로 아티스트로 새 도약에 나선 상태다.
피네이션과의 인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수 생활의 위기를 맞고 제주도로 떠나있던 때에 시작됐다.
안신애는 "그룹 활동 데뷔가 2014년이다. 인디 활동을 오래했고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기 위해 다년간 노력을 많이 했다. 지친 상태였고,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모든 뮤지션들이 활동을 다 못하게 됐다. '내려놓으라는 뜻인가'라고 생각했다. 가수 활동이라는게 음악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고 여러 에너지와 능력치, 자원을 필요로 하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음악만 보고 달려왔다. 다른 일을 해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싶어서 평생 살아왔던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이주했다. 도시를 벗어나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고백했다.
목공부터 귤따기 아르바이트, 영어 과외 등 다양한 경험을 하던 그의 삶에 또 다른 파동을 일으킨 건 싸이가 보낸 DM(다이렉트 메시지)이었다. 안신애는 이를 "제주도에서 지내다가 강제소환됐다"고 표현했다.
그는 "프로필을 보니 PSY라고 적혀 있고, 파란 뱃지(공식 계정임을 나타내는 표시)가 붙어있더라. 잠시 '사기꾼일까' 생각했지만 바로 번호를 드렸다. 그때 성시경 님께 곡을 드렸는데 그 데모를 둘이 같이 듣고 연락을 준 거였다. 처음엔 곡을 의뢰하기 위한 연락이었다. 너무 감사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새 앨범의 타이틀곡 '사우스 투 더 웨스트(South to the West)'는 피네이션 작곡가 유건형과 함께 완성했다. 유건형은 피네이션 대표 작곡가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만든 히트곡 메이커다.
'사우스 투 더 웨스트'는 팝 펑크 소울 장르의 흥겨운 그루브를 담고 있다. 미니멀하지만 묵직하고 그루비한 빈티지 드럼 사운드 위에 단순하면서도 확고한 베이스 라인이 곡 전체를 신나게 이끌어 나간다.
안신애는 "유건형 씨와는 '리스펙트'부터 호흡을 맞췄다. '강남스타일'로 유명해서 닳고 닳은 상업 프로듀서 느낌이 있을 수 있는데, 실제로 만나고 나랑 음악적 취향이 너무 잘 맞아서 깜짝 놀랐다. 바이닐 마니아다. 소울, 알앤비를 좋아하고 펑크를 대단히 깊게 파고드는 마니아였다. 가진 레코드도 많다. LP바도 연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로 너무 잘 맞았다. 같이 앉아서 작업하면 곡이 술술 나올 때가 많다. 이번 타이틀곡도 한창 곡을 쓰던 시기에 장르적 아이디어를 줬다. 제임스 브라운의 곡을 틀어주면서 '이런 거 한번 하자'더라. 나도 펑크에 자신이 있었다. 곡 스케치를 해서 보내드렸더니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이 '케미'가 잘 맞았다. 앞으로 유건형 씨와 만들 곡이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싸이에 대해서도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본인 음악색이 너무 확고해서 많은 분들이 스펙트럼을 모를 수 있는데 엄청 다채롭고 까다롭다. 대중을 이해시킬 감이 분명하고 알아차리는 속도도 독보적"이라고 했다.
이어 "두 분의 조언 아래에서 탄생한 작품이 '사우스 투 더 웨스트'"라면서 "안신애라는 아티스트가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잘 끌어내면서도 대중적인 감각으로 잘 잘 풀어져 나온 곡이라 생각해 뿌듯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사우스 투 더 웨스트' 가사는 안신애가 썼다. 서울에서 제주로, 제주에서 서울로 두 세계를 오가던 일상으로부터 느낀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어떠한 환경에서도 나만의 색깔로 꿋꿋이 살아갈 수 있다는, 듣는 이들에게도 당당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듯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날 정오 공개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