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늦깎이 검사서 대선후보 '우뚝'…추미애가 쏘아올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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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두고두고 회자
좌천으로 지방 돌다가 2016년 박영수팀 복귀
2019년 43대 검찰총장 임명
조국 수사 벌이다 정권과 등돌려
윤 후보는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윤 후보의 아버지는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어머니는 최정자 전 이화여대 교수다. 윤 후보는 1979년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 1991년 9수 끝에 사법고시를 통과했다. 1994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35살 늦깎이 초임 검사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2013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윤 후보는 기밀 누설 우려가 있다며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다 임무에서 배제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에 열린 국정감사에선 '국정원 댓글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결국 징계를 받은 윤 후보는 지방으로 좌천됐다.
좌천된 윤 후보를 향한 검찰청 소속 인사의 목격담은 후에 이슈가 됐다.
익명 게시판에는 "(윤 후보가) 좌천됐을 때 대구랑 대전에서 저녁에 구내식당에서 혼자 밥 먹고 야근하던 모습에 직원들이 반했다"면서 "정권에 찍혀서 좌천됐을 때 일반 형사사건 붙들고 혼자 밤새가면서 일하던 모습을 봤다는 증언이 계속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이 당시에 대구고검에서 행사 사진 올린 거 보면 윤 총장 진짜 불쌍하다"면서 "그러면서 행사는 또 다 참석해서 지역 탐방 이런 사진을 봐도 다 저 뒤 멀리 간부들과 떨어져 혼자 서 있었다. 나 같으면 행사에 안 나갔을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2017년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 인사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금의환향' 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른바 '다스(DAS)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한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수사의 공을 인정받아 2019년 7월 25일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반(反)문재인 노선'을 탔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추-윤 갈등'을 빚은 윤 후보는 사상 초유의 직무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쉴 새 없는 '윤석열 흔들기'로 그의 몸값을 오히려 올렸다는 평가다.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를 내리는 과정에서 맷집을 키워줬다는 것.
추 전 장관은 자신을 향한 이런 프레임에 "제1야당에 변변한 대권후보 하나 없어서 윤석열 지지율만 올라가는 걸 누군가의 탓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하는 거 아닌가 싶다"면서 "저만큼 윤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가 꿩 잡는 매다, 그가 본선 무대를 끝까지 뛸 수 있을까, 너무 빨리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추 전 장관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를 쌓아 야권 지지율 1위로 급부상했다. 이윽고 지난 3월 4일 대검찰청 청사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검찰총장직을 사퇴, 지난 6월 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5일 대선후보 선출 직후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 싸움이다.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반드시 정권교체 해내겠다.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추 전 장관도 언급했다.
이어 "어떤 정치공작도 저 윤석열을 무너뜨릴 수 없다"면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법치 유린이 계속되고 비상식이 상식이 되어 민주당의 일탈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내년 3월 9일을 여러분이 알고 있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미나/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