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작년 6월 철거 사고
현산 본사 있는 서울에 제재 요구
서울시, 영업정지 8개월 통지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는
회사 시공·관리책임 더 명확
업계 '영업정지 1년' 가능성 거론

수주 중단 땐 신용도 치명타
지난 11일 붕괴 사고가 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14,100 0.00%)이 최장 1년8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있었던 ‘광주 학동 재개발 사업장 붕괴사고’에 대해 HDC현산에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통보한 데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관련 법상 최고수준(1년 영업정지)의 징계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현산에 8개월 영업정지 통지
학동 이어 화정 참사까지…HDC현산 '1년8개월 영업정지' 받나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산에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지난 12일 사전 통지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벌어진 다음날이다.

이는 광주 동구청이 HDC현산을 상대로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위법사항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부실시공 등을 이유로 법인에 행정처분을 내릴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에 있고, HDC현산 본사는 서울 용산구에 있다.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은 건산법에 근거한 조치다. 건산법에 따르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켜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 최장 1년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지난해 6월 HDC현산이 시공을 맡은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변으로 무너져 주변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17명이 발생했다. 이때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건설 근로자가 아니라 버스 승객이었다.

이는 ‘일반 공중에 인명 피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돼 영업정지 기간이 최장 8개월이다. 서울시는 HDC현산의 의견이 들어오는 대로 다음달 17일 청문 절차를 거친 뒤 법리 검토를 거쳐 최종 처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화정아이파크 공사의 관할 구청인 광주 서구도 HDC현산에 대한 행정처분을 서울시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고의 행정처분은 최장 1년 영업정지까지 내려질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학동 사고와 같이 철거가 아니라 신축 공사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인 탓에 HDC현산의 관리 부실 책임이 보다 명확하다는 것이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경찰 수사로 부실시공 등이 인정되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서울시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정지 시 수주 전면금지
만약 최장 1년8개월 영업정지라는 행정처분이 확정되면 HDC현산으로선 사실상 퇴출에 가까운 중징계라는 게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영업 정지를 받은 기간에는 공공·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가 전면 금지되기 때문이다.

HDC현산의 2020년 매출은 3조6702억원이다. 이 중 건설 계약으로 인한 매출이 94.1%(3조5380억원)를 차지한다. 매출 대부분을 건설 수주로 채우는 건설사로서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규 수주가 막히는 건 물론이고 시공계약만 맺고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현장에선 계약 취소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신용도가 떨어져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행정처분이 시행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HDC현산이 소송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며 HDC현산이 지자체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행정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낼 수도 있다. 이를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본안(행정소송) 판결이 나오기까지 행정처분 효력은 정지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1년 이상 영업정지를 받은 건설사가 없었던 만큼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면 HDC현산에 행정처분이 시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양길성/신연수/광주=임동률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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