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에 지하철 9호선 연장을 추진한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왕숙지구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13일 국토교통부와 남양주시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왕숙지구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 같은 교통개선 대책안을 마련했다. LH는 국토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등과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대도시광역교통위의 심의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부 사항을 정리하고 심의를 열 때까지 2~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개의 택지로 구성된 왕숙지구는 1134만㎡ 규모로 6만6000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3기 신도시 전체 공급 물량(17만3000가구)의 38.2%를 차지한다. 입주 완료 후에는 총 16만5000명이 거주하게 된다.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되지만 교통 대책이 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정도여서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남양주에서는 왕숙 외에도 다산신도시 지금·진건지구와 별내신도시, 진접지구, 양정역세권도시개발사업 등의 택지가 줄줄이 개발 중이다. 국토부가 9호선 카드를 꺼낸 건 이들 택지를 위한 교통 대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5·6 부동산 대책’ 발표 때 세부자료를 통해 “남양주 왕숙에 교통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9호선이 왕숙 지구 일대 광역급행철도(GTX)-B, 별내선, 진접선과 연계되면 남양주 주민들의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남양주시 등에 따르면 이 일대에 연장이 추진되는 9호선은 복선 노선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1만3000가구가 들어서는 왕숙2지구를 거쳐 5만3000가구 규모의 왕숙1지구까지 잇는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3~4개의 역사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양주 연장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면 9호선 노선 가운데 처음으로 한강을 건너는 구간이 된다. 고덕강일지구나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된 미사강변도시를 거쳐 도강하는 선형이 될 전망이다.

9호선 연장은 남양주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내년 4호선 연장 구간인 진접선이 개통하고 2023년엔 8호선 연장 구간인 별내선이 운행에 들어간다. GTX-B노선은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사업비는 왕숙신도시 조성으로 걷히는 광역교통분담금에서 일부 조달할 전망이다. 남양주시는 조광한 시장이 나서 정책 건의를 하는 등 9호선 유치에 적극적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는 비용과 향후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주민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노선”이라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규모로 조성되는 왕숙신도시에 추가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며 “LH와 남양주시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조속히 끝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교통 대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계획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전형진/장현주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