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과 춘장을 섞어 만든 특제 소스가 비법인 마복림 할머니집. 서울관광재단 제공
고추장과 춘장을 섞어 만든 특제 소스가 비법인 마복림 할머니집. 서울관광재단 제공
떡볶이집에서 한 끼를 먹고 주변 시장과 공원까지 둘러보는 서울 여행 코스가 나왔다. 서울관광재단은 3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오래가게’ 떡볶이집 가운데 네 곳을 골라 주변 산책 코스와 함께 소개했다.
오래된 맛집을 식사 장소에 그치지 않고 동네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경험하는 여행지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떡볶이 한 접시에서 시작하는 동네 산책

서울관광재단이 선정한 곳은 마포구 코끼리분식, 동작구 애플하우스, 중랑구 잉꼬네떡볶이, 중구 마복림 할머니집이다. 서울시 ‘오래가게’로 선정된 떡볶이집 7곳 중 주변을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을 추렸다.

마포구 도화동 골목의 코끼리분식은 30년 넘게 즉석떡볶이를 팔아온 가게다. 단맛과 짠맛이 도는 국물에 못난이튀김을 적셔 먹고, 식사 뒤에는 양념에 달걀을 넣은 볶음밥을 비벼 먹는다. 떡볶이 1인분은 2500원, 튀김과 볶음밥은 각각 2000원이다. 재단은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공덕시장 족발거리와 효창공원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제안했다.

애플하우스는 반포의 작은 상가에서 시작해 현재 동작구 이수역 인근으로 옮겨온 즉석떡볶이집이다. 고추장에 춘장과 마늘을 섞은 검붉은 양념,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에 양념을 버무린 ‘무침군만두’가 대표 메뉴다. 즉석떡볶이와 무침군만두는 각각 4500원이다. 식사 뒤에는 국립서울현충원을 걷거나 동작대교 노을카페 옥상 전망대에서 한강을 볼 수 있다.

중랑구 면목동 주택가의 잉꼬네떡볶이는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이어진 가게로, 지금은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운영한다. 잘게 썬 깻잎을 넣고 끓인 떡볶이에 후춧가루를 뿌려 먹는 것이 특징이다. 재단은 후추를 뿌려 먹는 방식이 과거 망우리 포장마차촌 시절부터 이어진 지역의 떡볶이 문화라고 설명했다. 골고루떡볶이는 4000원, 라볶이는 4500원이다. 주변 코스로는 망우역사문화공원과 용마랜드를 제안했다.

노포를 ‘한 끼’에서 ‘여행 경험’으로

1953년 신당동 노점에서 출발한 마복림 할머니집은 신당동 떡볶이 타운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재단에 따르면 마복림 사장은 중국집에서 양념한 떡을 맛본 뒤 춘장에 고추장을 섞는 양념을 만들었다.

테이블 위 냄비에 떡과 양념, 라면 사리를 넣고 직접 끓여 먹는 즉석떡볶이 방식도 이곳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2인 세트는 1만7000원이다. 식사 뒤에는 옛 쌀가게와 방앗간 골목에 카페와 소품숍이 들어선 신당동 싸전거리나 흥인지문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

서울시의 떡볶이 코스는 오래된 가게와 주변 공간을 한 번의 외출 동선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떡볶이 맛뿐 아니라 점포가 이어온 역사, 시장과 공원, 골목 풍경을 함께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다. 2500원 떡볶이부터 1953년 시작한 신당동 즉석떡볶이까지, 각 가게의 서로 다른 역사와 동네 풍경이 여행의 소재가 된다.
“떡볶이 먹고 산책까지”…노포 분식집, 동네 관광 코스로 뜬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