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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공장 안 지으면 300%" 위협…트럼프, 다시 '관세 폭주'
선거 참패 후 韓 거론하며 엄포
"1~2주내 많은 것 보게 될 것"
"1~2주내 많은 것 보게 될 것"
지난 3일 치러진 중간선거 참패에도 관세 부과 등 상당한 재량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1~2주 안에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준비 중인 게 많다”고 했다. 이어 외국 기업이 미국에 3000여 개 공장과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며 “(공장을 짓는 이유의) 99%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50%, 100%, 150%, 250%, 심지어 300%의 관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관세가 없어지면 이런 공장 건설이 모두 중단될 것”이라며 “전국에 짓다가 만 공장이 생기고 중국, 일본, 한국, 필리핀에서 물건을 들여올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외국 기업이 미국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물건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방 상·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이 관세 정책을 뒤집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선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00%의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지난 7월 이후 미국 행정부는 강제노동 관련 상품을 유통한다는 이유로 주요 무역국 60곳에 10~1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공급 과잉 관련 관세도 매기기 위해 준비 중이다.
관세 없애려면 공화당 협조 필수…트럼프 거부권도 난관
'관세 권한' 상당 부분 행정부에…전쟁 종식은 의회 권한으론 한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일(현지시간) ‘300% 관세’ 발언은 구체적이지 않다. 어떤 경우에 어떻게 부과한다는 내용이 없었다. 공격적인 수치를 제시해 상대방에게 엄포를 놓으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된 수사에 가깝다.하지만 중간선거에 참패한 시점에 ‘행정명령을 어디에 사용하겠느냐’는 질문에 관세를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1월 2기 정부 출범 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관세 정책을 행정명령을 통해 밀어붙였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이용한 관세가 지난 2월 연방대법원에서 가로막혔지만, 이후에 무역법 122조와 301조 등을 이용해 이전과 비슷한 글로벌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 두고 민주당과 충돌하나
상·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은 관세가 미국인의 물가 부담을 키웠다며 벼르고 있다. 그레그 스탠턴 하원의원(애리조나)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의회가 행정부를 상대로 관세에 관해 “격전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트럼프 관세’를 없애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레이크 하든 언스트앤드영(EY) 워싱턴사무소 무역정책 담당 상무는 로이터통신에 “선거 결과가 대통령의 무역 의제나 현재 시행 중인 관세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의회가 행정부에 상당한 무역 관련 권한을 위임해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각종 관세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민주당은 캐나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동원된 관세법 338조(1930년 제정) 등 낡은 조항을 없애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을 새로 제정하거나 폐지하기 위해서는 상원에서 60표(필리버스터 무력화를 위한 최소표)를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에서 우군이 등장해 양원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이 기다리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해당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공격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알루미늄, 목재, 구리, 자동차 등 이 관세의 대상이 되는 영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예산 삭감만으로 전쟁 끝낼까
다른 영역에서도 민주당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민주당은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인 이란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여기서 의회가 할 수 있는 건 이란전을 위한 국방예산 요청을 거부하는 것이다. 국방예산 삭감을 지렛대 삼아 행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을 끝내도록 하는 각종 결의안을 거듭해서 내놓을 수도 있다.하지만 진행 중인 전쟁을 끝내는 것은 의회 권한 밖에 있다. 전쟁 종식 자체가 목표가 될 경우 이란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받아주는 형태의 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이란이 원하는 대로 호르무즈해협 통제 권한을 갖게 하고 전쟁을 끝낸다면 민주당 책임론이 뒤따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까다롭긴 마찬가지다. 이미 한 차례 하원을 통과한 적 있는 우크라이나지원법을 상원에서도 통과시키려 시도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수 있다. 미국이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전쟁의 종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경험이다.
생활비를 전반적으로 끌어내리겠다는 약속은 일부 실행할 수 있다. 급등한 에너지 비용을 일부 보조하는 등의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연방정부 예산 통과 과정에서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메디케이드 예산 복원, 오바마케어 세액공제(보조금) 부활 등 민주당 의제를 일부 실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재정난을 한층 심화할 수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