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가 생산되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가 생산되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새벽 배송을 비롯한 야간업무를 제한하면 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투잡'에 나서는 노동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야간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오히려 전체 노동시간을 늘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경영학회는 6일 야간업무 종사자 9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무 제공자와 야간업무 종사자의 직종별 업무환경 비교 및 정책 제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6.0%는 야간업무가 제한되면 월 소득이 100만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화물운송·택배 종사자의 59.8%가 이같이 답해 조사 대상 직종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제조·생산 38.9%, 물류센터 및 경비·보안 36.0%, 숙박·관광 33.7%, 대형마트 재고·진열·관리 33.3% 순이었다. 음식점과 기타 심야 서비스 종사자는 26.7%로 가장 낮았다.

소득 감소가 다른 노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나타났다. 화물운송·택배 종사자 가운데 월 100만원 이상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의 84.3%는 부족한 소득을 메우기 위해 투잡이나 추가 업무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학회는 야간업무 횟수를 제한하더라도 생계를 위해 다른 일자리를 구하면 노동자의 전체 업무시간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규제가 소득 보전 수단 없이 시행될 경우 장시간 노동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야간업무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응답은 94.4%였다. 선택 이유로는 ‘보수가 높아서’가 48.8%로 가장 많았고 ‘생계비·필요 소득 마련’ 25.9%, ‘주간 일자리가 없어서’ 12.2%가 뒤를 이었다.

현재 야간업무 횟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는 응답은 74.8%였다. 횟수를 늘리고 싶다는 응답도 11.7%로, 줄이고 싶다는 응답 13.5%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학회는 직종마다 소득과 업무환경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규제보다 맞춤형 보호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회보험료 지원 역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화물차주와 가전 배송·설치 종사자,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직종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