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당한 슈퍼마켓 / 사진=AFP
해킹 당한 슈퍼마켓 / 사진=AFP
스웨덴, 벨기에 등 유럽 각국의 슈퍼마켓이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가운데 프랑스의 지역 혈액원 3곳에서도 냉장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혈액 냉장고의 최고 온도가 110도까지 오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프랑스 혈액원(EFS)의 여러 지역 시설이 사이버 보안 사고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일부 냉장 보관시설의 감시 및 제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30도로 설정된 냉장 설비 온도가 최고 110도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기준값이 조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보건부는 현재 상황이 통제되고 있으며, 피해를 본 냉장시설에 대한 원격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공격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어떤 장비가 영향을 받았는지, 시스템을 언제 안전하게 재가동할 수 있을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FS 대변인 샤를리 뒤부아는 이번 사고가 혈액 공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액은 언제든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직원들은 경보를 통해 문제를 인지했고, 혈액을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다른 냉장고로 옮겼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해커들은 유럽 8개국의 슈퍼마켓에 설치된 냉동시설을 조작했다. 이로 인해 유통업체들은 대량의 식품을 폐기해야 했다. 약 3주 전에는 프랑스의 수십 개 슈퍼마켓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해커들이 수백 개 슈퍼마켓의 냉각장치를 조작해 화재와 식품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잇따른 사이버 공격으로 유럽연합(EU)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반시설에 예상치 못한 보안 취약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안보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전쟁의 일환일 가능성도 나온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적을 약화하려는 목적으로 가능한 한 두드러지지 않게 허위정보 확산부터 사이버 공격, 군사 작전까지 여러 방식을 혼합하는 전쟁을 뜻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