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 대해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 기존 역사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왕 부장이 지난 9월 28일 중국을 방문한 이와야 다케시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회장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와야 회장은 일본 외무상을 지낸 인물이다.

왕 부장은 당시 "우리는 '그 발언'을 우발적인 실언으로 보지 않는다. 다카이치 총리가 장기간에 걸쳐 고수해온 역사관이 드러난 것이다"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발언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의 대응과 관련해 내놓은 답변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이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중일관계는 급격히 악화했으며 양국 간 갈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왕 부장의 발언이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깊은 불신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왕 부장은 이와야 회장에게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와야 회장은 "일본의 방침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한 나라의 총리가 발언한 것을 철회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대신 1972년 국교 정상화 당시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의 취지를 양국 정부가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사실상 철회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회담 후반부에 "다카이치 총리도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철회나 '정정'을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왕 부장이 기존의 철회 요구와 함께 '정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주목했다. 한 중일관계 전문가는 정정의 구체적인 의미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중국 측이 발언 철회 이외의 타협 방안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