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과 피정의 집, 성당에서 자연과 명상, 차 테라피 등을 즐기는 '소울스테이'가 새로운 치유 여행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의 9개 기관에서 저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운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한국의 종교문화 관광자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소울스테이 한티피정의 집(사진=소울스테이 사업단)
소울스테이 한티피정의 집(사진=소울스테이 사업단)
템플스테이가 사찰에서 불교문화를 접하며 일상을 돌아보는 여행으로 자리 잡았다면 소울스테이는 천주교의 영성과 지역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쉼과 자기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수도원과 성당, 피정의 집은 물론 사회복지시설에서도 운영하며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기도와 묵상뿐 아니라 숲길 걷기, 차 테라피, 봉사활동 등 프로그램이 다양해 종교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천부성당 영성센터, 울릉도의 자연 속에서 휴식과 묵상의 시간을 갖는다(사진=소울스테이 사업단)
천부성당 영성센터, 울릉도의 자연 속에서 휴식과 묵상의 시간을 갖는다(사진=소울스테이 사업단)
경북에서 운영하는 소울스테이는 기관마다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이 다르다. 예천의 농은수련원에서는 자연 속 기도와 휴식을, 왜관수도원에서는 수도원의 문화와 영성을 접할 수 있다. 칠곡의 한티피정의집은 피정과 순례, 나자렛의집은 숲과 차향 테라피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령의 월막피정의집은 기도와 성경 묵상, 북면성당은 순례와 공방 체험, 천부성당은 자연 속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베들레헴공동체에서는 나눔과 봉사, 들꽃마을에서는 자율적인 휴식과 자기 성찰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영천 성모자애원 나자렛의집에 찾아온 봄(사진=소울스테이 사업단)
영천 성모자애원 나자렛의집에 찾아온 봄(사진=소울스테이 사업단)
"경북 9개 기관에서 즐기는 소울스테이,
머무름 자체가 치유 받는 과정"

이 가운데 포항과 칠곡의 소울스테이 기관은 서로 다른 방식의 쉼을 제안한다. 포항 베들레헴공동체는 저수지와 과실나무가 있는 산책길, 십자가의 길 등을 갖추고 있다. 경당과 기도실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거나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으며 장애인 돌봄과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하는 포항 베들레헴공동체(사진=임요한)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하는 포항 베들레헴공동체(사진=임요한)
포항 들꽃마을은 정해진 프로그램보다 자유로운 체류를 중시한다. 스텔라하우스와 사랑채, 소나무집 등 숙박시설을 운영하며 이용자는 자신의 일정에 따라 쉬거나 미사와 기도에 참여할 수 있다. 희망하면 공동체의 일손을 돕는 봉사활동도 가능하다. 숙박비는 1박 1만 원, 식사는 한 끼 5000원이다.
한티피정의 집 내 숙박공간(사진=임요한)
한티피정의 집 내 숙박공간(사진=임요한)
칠곡 한티피정의집은 한티순교성지의 역사와 자연을 바탕으로 피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순례길을 걷거나 기도와 묵상에 참여할 수 있으며 숙박시설도 갖췄다. 왜관수도원은 수도원의 일상과 건축, 문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4년 문을 연 문화영성센터에는 숙박시설과 식당, 경당, 강의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수도원 내 성당과 성물방, 분도출판사 등도 둘러볼 수 있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 내 경당(사진=임요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 내 경당(사진=임요한)
"세계청년대회 앞두고 종교문화 관광자원으로 관심"

2027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는 소울스테이와 같은 국내 천주교 문화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본대회에 앞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을 제외한 전국 교구에서 교구대회가 열리며 해외 청년들은 지역 교회와 교류하고 한국의 신앙과 문화를 접하게 된다.
1928년 지어진 칠곡의 구 왜관성당(사진=임요한)
1928년 지어진 칠곡의 구 왜관성당(사진=임요한)
소울스테이는 종교시설을 관람하는 여행에서 나아가 지역의 자연과 공동체의 일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프로그램과 체류 방식이 기관마다 달라 여행자의 관심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가 한국의 불교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로 성장한 것처럼 소울스테이 역시 한국 천주교의 문화와 지역의 매력을 함께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