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서 감스트·보겸 육성하다 창업
평균 18세 개발자들과 게임 제작
"정답 없는 시대, 창의성이 경쟁력"
“10대들도 이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윤영근 벌스워크 대표(39·사진)는 4일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영상 제작의 문턱을 낮췄듯 AI도 게임산업에 비슷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가 2021년 창업한 벌스워크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규 게임 개발자를 발굴해 제작부터 운영, 마케팅까지 지원한다.
대표작 ‘솔스 RNG(Sol’s RNG)’도 2023년 평균 연령 18세인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놀이 삼아 만든 게임에서 출발했다. 어려서부터 로블록스를 즐겨온 이들은 직접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프로그래밍까지 공부했지만 게임 제작 및 보급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그러다 벌스워크와 인연이 닿았다. 벌스워크는 AI를 활용한 바이브 코딩부터 글로벌 게임 플랫폼 출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원을 제공했다. 그 결과 단 두 달 만에 로블록스 글로벌 순위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누적 플레이 횟수는 23억 회를 넘어섰고, 유튜브에서도 2만3000개 채널에서 관련 영상 9만1000개가 제작됐다.
윤영근 대표가 그린 그림
금융인 집안에서 자란 만화광
윤 대표는 어린 시절 만화책을 즐겨 읽고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리던 만화광이었다. 지금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만화를 그린다. 금융인이던 할아버지(산업은행)와 아버지(한국투자신탁)의 영향을 받아 2006년 서울대 경제학부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진로를 고민하다가 그림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살려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했다. 2015년 졸업 후 CJ ENM에 입사해 1인 창작자 지원 사업인 다이아TV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감스트, 테스터훈, 보겸 등 유명 게임 유튜버의 발굴과 육성에 참여했다. 그가 이끌던 게임 사업의 연매출이 7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급증했다. 개인 창작자가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착한 그는 과감히 창업을 택했다.
벌스워크는 아시아 UGC 게임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국내 고등학생들이 만든 ‘제목 없는 RPG’가 대표적이다. 과거 국내에서 유행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특징을 살려 40~50대 이용자까지 끌어들였다. 국내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도 나섰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IP를 활용해 로블록스 게임 ‘쿠키런 TCG’를 공동 개발 중이다. 그는 “일본 정부와 광고회사 덴쓰 등이 로블록스 콘텐츠에만 약 8000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할 때 벌스워크는 100억원 안팎의 투자금으로 10배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벌스워크는 지난해 1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대한민국인터넷대상에서 최고상인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아산나눔재단이 연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도 글로벌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세계 누비며 인재 발굴 나서
그는 성공 비결로 국적과 학력, 경력에 구애받지 않는 인재 발굴을 꼽았다. 직원 평균 연령이 고작 18세다. 국적도 다양하다.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팔레스타인 등 해외 인재를 적극 고용하고 있다. 미성년자 직원에게는 부모와의 소통부터 법인 설립, 투자 유치까지 지원하고 필요하면 영어 과외도 제공한다.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재능 있는 인재를 찾아내고, 이들이 세계적인 창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AI 시대에 창의적인 인재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해진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보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