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실거래가와 조사 통계 간 격차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부동산원 통계가 시장 흐름을 일방적으로 왜곡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강남권에선 실거래가가 먼저 꺾인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선 실거래가가 조사 통계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실거래 보니…강남 먼저 꺾이고, 외곽은 상승 가팔라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강남구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1분기보다 4.3% 하락했다. 반면 표본 아파트를 조사해 산출하는 매매가격지수의 분기 평균은 0.1% 상승했다. 서초구도 실거래지수는 3.3% 내렸지만 조사 통계는 0.6% 올랐다. 용산구 역시 각각 2.3% 하락, 0.52% 상승으로 엇갈렸다.

실제 주요 단지에서도 하락 거래가 이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 중위 실거래가는 1분기 56억원에서 2분기 50억7500만원으로 9.4%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도 같은 기간 42억원에서 38억7500만원으로 7.7% 내렸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반대였다. 성북구의 2분기 실거래지수는 4.5% 올라 조사 통계 상승률(3.8%)을 웃돌았다. 동대문구와 강북구도 실거래지수가 각각 4.5%, 4.3% 상승해 조사 통계(3.2%, 2.6%)보다 오름폭이 컸다. 전년 동기 대비 강남구는 실거래가격지수가 4.1% 오른 데 비해 조사 통계는 8.7% 상승했다. 반면 동대문구는 실거래지수가 17.6% 뛰어 조사 통계 상승률(9.1%)을 크게 웃돌았다. 성북구도 각각 16.3%, 9.4%로 실거래가 더 크게 올랐다.

두 지수의 차이는 산출 방식에서 비롯된다. 매매지수는 표본 아파트의 시세를 조사원이 평가해 산출하기 때문에 가격 변화가 완만하고 시장 전환점이 늦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실거래지수는 실제 거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해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실거래가가 단기 시장 변화를 빠르게 반영한다는 점도 두 지표의 격차를 해석할 때 고려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 지수는 서로 다른 자료로 시장을 측정하기 때문에 변동 폭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한쪽 통계만으로 시장을 판단하기보다 두 지표의 방향과 지역별 격차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