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78억’ 철거품 셀프 검수 막는다…철도공단, 상호 견제 명문화
국가철도공단이 철거발생품 관리용역 입찰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업체의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선로 개량공사 감리를 맡은 업체가 같은 구간에서 나온 철거품의 검수까지 담당하는 구조를 입찰 단계에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감리와 감독을 한 업체가 겸하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공단이 보완에 나섰다.

공단은 지난달 29일 철거발생품 관리용역을 발주할 때 이해충돌 방지에 따른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항을 입찰공고문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용역과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는 공단 또는 한국철도공사 업무를 수행 중이거나 낙찰자로 결정된 업체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제한은 해당 업체의 계열회사와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체에 똑같이 적용된다. 이를 어기고 입찰에 참여하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해당 입찰을 무효 처리한다. 공단 관계자는 철거발생품 관리용역을 수주한 업체가 같은 구간 감리에 참여할 수 없도록 상호 견제하는 내용도 함께 담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철거발생품은 선로 개량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레일과 전선 등으로 공단 소유 자산이다. 매각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며 레일과 고철류만 따져도 올해 취급 규모는 199억~278억9000만원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시공사가 품목과 수량, 중량을 신고하면 감리가 이를 확인해 관리용역업체에 넘기고, 관리용역업체가 야적장에서 실물과 서류를 대조한 뒤 공단에 보고한다. 수량이 맞지 않으면 반입을 거부하고 재반입을 요구한다.

국토교통부는 감독 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 수행자를 법령과 계약에서 정한 범위에서 발주청의 감독 권한을 대행하는 지위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철거 과정에서 발생품의 수량 등을 확인해 발주청에 보고하는 업무도 건설사업관리 업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건설공사 사업관리방식 검토기준 및 업무수행지침은 기성·준공검사 관련 건설사업관리조서의 첨부서류로 발생품 정리부를 명시하고 있다. 감리가 확인한 물량을 관리용역업체가 다시 검증하도록 한 절차인 만큼 두 업무를 한 업체가 맡으면 확인 주체가 겹치게 된다. 한국철도공사 등 철도 관련 기관들도 관련 제도 개선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감리 분야는 발주기관 퇴직자의 재취업이 이어져 업무 간 견제 장치가 중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코레일 퇴직자 75명이 감리 계약 건수 상위 30개 업체 가운데 11곳에 재취업했다. 이 가운데 64명이 상무와 이사, 전무, 부사장 등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퇴직 다음 날 재취업한 사례가 16명, 한 달 안에 옮긴 사례가 27명이다. 75명 전원이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공단은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법률자문에 근거한 입찰조건을 공고문에 담아 이해충돌 우려를 사전에 막겠다고 밝혔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