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고 있는 수험생들 /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무관)
시험 보고 있는 수험생들 /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무관)
충청 소재 A공공기관은 2024년 학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관리직 신입사원 7명을 모집했다. 5월에 3명, 11월에 4명을 뽑겠다고 각각 공고했다. 두 차례 모두 모집 인원이 5명 이하라는 이유로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에서 빠졌다. 같은 해 같은 분야에서 모집한 7명을 합산했다면 이 중 3명을 지역인재로 뽑아야 했다.

4일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충청 지역 중앙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관련 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2021~2025년 충청권 공공기관 53곳에서 이처럼 채용 공고를 나누거나 모집 직무를 세분화해 '5명 이하' 예외를 적용한 사례는 46건이었다. 대전시는 공고 시기를 나눈 15건에서 45명, 직무를 세분화한 31건에서 50명 등 지역인재 95명을 더 채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역인재 채용률은 어떤 인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네 배가량 차이가 났다. 충청권 53개 기관이 5년간 새로 뽑은 정규직 1만8629명 가운데 의무채용 대상은 4597명이었다.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 인원이 5명 이하이거나 경력직·석사학위 이상 연구직을 뽑는 경우 등에 예외를 인정해 전체의 75.3%가 빠졌다. 지역인재 채용 실적으로 집계된 1899명은 의무채용 대상의 41.3%, 전체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의 10.2%였다.

같은 보훈전형에서도 기관마다 예외를 적용하는 기준이 달랐다. 어떤 기관은 ‘5명 이하’ 예외 기준을 공고별로 본 반면, 또 다른 기관은 시험 분야별 연간 인원으로 봤다. B공공기관은 2023년 11월 보훈전형으로 기술직 23명을 모집했다. 토목·전기 각 5명, 기계 4명, 전자통신 2명, 환경 7명으로 직렬을 나눈 뒤 5명을 초과한 환경 직렬에만 지역인재 채용 의무를 적용했다. 반면 C공공기관은 같은 해 보훈전형으로 16명을 뽑으면서 사무영업·운전·차량 등 5개 직렬로 나눠 공고했지만 16명 모두를 의무채용 대상에 포함했다.
[단독] "7명 뽑는데 3명·4명 따로?"…공공기관의 이상한 채용
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도 공공기관 4곳에서 7건 확인됐다. 대전시는 이들 기관이 제도를 준수했다면 지역인재 61명을 더 뽑을 수 있었다고 추산했다. 앞서 예외 규정을 적용한 사례까지 합치면 추가 채용 가능 인원은 156명으로, 5년간 지역인재 채용 실적의 8.2%에 해당한다.

박 의원은 지난 9월 공공기관이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면제받으려면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고 면제 내역을 매년 공개하도록 하는 혁신도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간판만 옮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지역 청년의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채용 제도의 허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