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어머니의 경로우대 교통카드로 지하철을 타던 50대 남성은 역 직원에게 적발되자 그대로 열차에 올라타 달아났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는 제 발로 역무실을 찾아와 65만원을 냈다.

서울교통공사가 부정승차에 대해 소송과 강제집행까지 동원하는 ‘무관용’ 대응에 나섰다. 승객 한 명을 태울 때마다 수백원씩 손해를 보는 적자 탓에 새는 운임을 끝까지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적발된 부정승차는 3만1212건이다. 이에 따른 징수액은 약 16억5000만원에 이른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적발 건수는 15만9918건으로 해마다 평균 5만3000건꼴이었다. 같은 기간 징수액은 77억원에 달했다.

가장 흔한 수법은 우대권 부정 사용이다. 올해 단속액의 76.7%가 노인, 장애인 등에게 주는 우대용 교통카드를 남이 쓴 경우였다. 표 없이 타고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15%, 청소년 할인권 등을 부정하게 쓴 경우가 8.3%였다.
서울교통공사와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정당한 승차권 이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부정승차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와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정당한 승차권 이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부정승차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부정승차가 적발되면 철도사업법과 공사 여객운송약관에 따라 탄 구간의 운임에 더해 그 30배를 부가운임으로 내야 한다. 안내고 버티면 법적 대응으로 이어진다. 공사는 2021년 부가운임을 내지 않은 한 승객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4년 뒤인 지난해 법원은 이 승객에게 510만원을 공사에 내라고 판결했다. 그래도 돈을 내지 않자 공사는 올 6월 강제집행에 들어갔고, 이 승객은 7월부터 나눠서 갚고 있다. 공사는 부가운임을 내지 않는 승객에게 형법상 사용사기죄와 편의시설부정이용죄를 적용해 고발하고 있다.

공사가 이렇게까지 받아내려는 데는 불어나는 적자가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8268억원으로 전년(7241억원)보다 14.2% 늘었다. 쌓인 결손금은 20조원에 육박한다. 승객 한 명을 실어 나르는 데 드는 원가는 1817원인데 평균 운임 수입은 1036원에 그친다. 한 명을 태울 때마다 781원씩 손해를 보는 셈이다.빚을 내 빚을 갚는 처지라 부채비율은 행정안전부의 도시철도 공사채 발행 승인 기준(130%)을 넘어선 상태다.

공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6일까지 한국철도공사, 공항철도, 신분당선, 서울시메트로9호선 등 수도권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함께 부정승차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DMC·공덕·청량리·창동·선릉·양재역 등 환승역 6곳에서 합동 캠페인을 열었고, 17개 영업사업소별로도 활동을 이어간다. 특별단속과 역사 안내방송, 역세권 학교 대상 안내문 발송도 병행할 계획이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부정승차는 단순히 운임을 내지 않는 문제를 넘어 정당하게 요금을 내는 시민과의 형평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단속과 예방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