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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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미루고 미루던 내 집 마련의 꿈을 품었습니다. 아침 출근길과 저녁 퇴근길에는 유튜브로 부동산 공부를 하고 관심 있는 지역 부동산 단체 채팅방에도 여러 곳 들어가 동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 관심이 없던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게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씨는 "집 사는 데 뭘 이렇게 공부해야 하고, 또 필요한 게 많은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는 가격과 입지만 살펴서는 매수를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대출 가능액과 허가 요건, 입주 일정, 자금 출처까지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5일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수할 때는 금융규제와 토지거래허가 요건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과 해당 주택을 허가받아 살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대출 가능액입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가격이 15억원 이하면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면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입니다.

최대한도가 곧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규제지역 주담대에는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됩니다. 생애 최초 등 별도 요건에 따른 예외가 있지만, 일반 차주가 담보가치 10억원인 주택을 산다면 LTV 기준 한도는 4억원입니다. 가격대별 최대한도가 6억원이라고 해서 모두 그만큼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과 기존 부채도 따져야 합니다. 은행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원칙적으로 40%입니다. 연간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제한하는 규제입니다. 기존 신용대출 등이 있으면 새 주담대를 받을 여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DSR 심사에서는 미래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반영합니다. 그 때문에 매수자가 생각하는 대출액과 은행 심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가격의 집을 사더라도 소득과 기존 대출, 대출상품에 따라 마련해야 할 자기자금이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집값이 대출 한도 기준선을 넘는지도 중요합니다. 다른 조건을 충족해 최대한도를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15억원 주택은 대출 6억원을 제외한 9억원이 필요합니다. 반면 15억1000만원짜리 주택은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낮아져 자기자금이 11억1000만원 필요합니다. 집값 차이는 1000만원이지만 단순 계산한 자기자금 차이는 2억1000만원입니다. 취득세 등 부대비용은 별도입니다.

대출을 확인했다면 토지거래허가 요건을 살펴야 합니다. 서울 전역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수하려는 주택이 허가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허가 대상 거래는 관할 구청에서 취득 목적과 이용계획 등을 심사합니다. 주거용 취득에는 원칙적으로 2년간 직접 거주할 의무가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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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할 서류도 적지 않습니다. 한 자치구의 안내에 따르면 토지거래계약 허가 신청서와 토지취득자금 조달계획서, 토지이용계획서 등이 있습니다. 이 기존 주택이 있는 매수자는 추가 취득 사유와 처분 계획 등을 설명해야 하고 세입자가 거주 중이면 임대차 종료와 관련한 자료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세대 구성과 주택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서류도 제출 대상입니다.

세입자가 있는 집은 입주 일정이 또 다른 숙제입니다.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지, 기존 임대차계약이 언제 끝나는지,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토부는 지난 9월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을 2027년 말까지 연장하고, 기존 임대차계약에 더해 한 차례 갱신계약도 인정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적용 기준은 2026년 10월 1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이며, 매수자는 같은 해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으로 한정됩니다. 유예받더라도 입주 후 2년간 거주해야 하는 의무는 남습니다.

세입자가 있는 집이라고 모두 유예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자의 무주택 유지 여부와 기존 임대차계약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토지거래허가의 거주 요건과 대출 약정상 전입 요건도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국토부는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 매입을 위한 주담대에는 전입신고 의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한 바 있습니다.

돈을 마련하는 것과 그 출처를 설명하는 일도 다릅니다. 규제지역 주택 매수에는 자금조달계획서가 필요하고,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기재 내용에 대한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합니다. 저축과 대출, 기존 주택 처분대금 등 매수자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서류로 설명하는 절차입니다.

부모에게 지원받는 자금도 증여인지 차입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매수자가 확보했다고 생각하는 돈이 실제로 어떤 성격의 자금인지, 어떤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지까지 정리해야 합니다.

집값 외 비용도 남아 있습니다. 취득세는 주택가격과 보유 주택 수, 감면 요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개보수와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비용까지 더하면 매매대금에서 대출을 뺀 금액만으로는 필요한 자금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집을 사기 위한 절차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투기나 편법 거래를 가려내기 위해 규제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가격 통제를 위한 규제는 불필요하다. 실수요자의 매매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