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모함 푸젠함. 사진=Xinhua
중국 항공모함 푸젠함. 사진=Xinhua
중국이 세계 최대 조선산업을 발판으로 군함과 잠수함을 400척 이상 확보하며 미국의 해상 우위에 도전하고 있다. 상선 건조 능력을 군함 양산으로 연결하고 원양 작전까지 늘리면서 동아시아 안보와 주요 무역로를 둘러싼 미·중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함정 수에서 약 290척을 보유한 미국을 앞섰다. 하루 최대 100척이 아시아 주요 해상 교통로에서 작전하며 미국이 오랫동안 우위를 지켜온 원양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핵심 동력은 압도적인 조선 능력이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화물 운송선 건조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총톤수 기준 52.6%였다. 한국은 27.6%, 일본은 14.5%였고 미국은 0.01%에 그쳤다. 중국은 이 산업 기반을 활용해 2020년 이후 주요 군함과 잠수함 71척을 추가했다. 지난해에만 19척을 확보했다.

상하이 창싱섬은 상선과 군함을 함께 만드는 핵심 거점이다. 인접한 조선소 두 곳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첨단 군함이 동시에 건조된다. 올해 5월 위성사진에는 상륙함 2척과 순양함 2척, 구축함 3척, 호위함 2척 등이 건조되거나 정비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6월에는 기존에 핵잠수함 생산시설로 알려지지 않았던 장난조선소에서 핵 추진으로 추정되는 잠수함도 포착됐다.

항모 전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미완성 소련 항모를 사들였던 중국은 현재 항모 3척을 운용한다. 지난해 11월 취역한 푸젠함에는 기존 미국 항모만 쓰던 전자기식 사출장치를 탑재했다. 건조 중인 네 번째 항모는 핵 추진 방식일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국방성은 중국 항모가 2035년 9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시기 미국은 11척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작전 반경도 넓어졌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항모 2척을 서태평양에 동시에 투입해 전투 훈련을 했다. 배수량 1만3000t급 쭌이함은 지난해 중국 연안에서 약 5000마일 떨어진 호주 주변에서 실사격 훈련을 벌였다. 미 당국은 중국의 핵잠수함 생산 확대에 따라 2040년에는 인도양과 북극 접근 해역은 물론 대서양에서도 정기적인 작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해양 강국 전략은 해외 거점 확보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세웠고 캄보디아 해군기지 접근권도 확보했다. 해외 항만 투자와 대규모 해경·어선단, 해양조사선도 해양 영향력을 넓히는 수단이다.

미국은 여전히 전체 함정 배수량과 항모 운용 경험에서 앞선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함정 건조 예산을 두 배로 늘리고도 보유 척수는 2003년과 비슷하다. 상선 건조 기반이 약해진 가운데 호위함 건조와 노후 함정 수명 연장 사업도 차질을 빚었다. 백악관은 조선 능력 복원과 인력 훈련,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 경쟁이 가장 첨예한 곳은 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 주변이다. 중국은 대만 편입과 유사시 미군 개입 차단을 위해 이 해역의 통제력을 키우고 있다. 대만 주변에는 군함 약 6척이 상시 배치돼 있고 남중국해에는 그 세 배가량이 활동한다. 동아시아 산업국가와 세계시장을 잇는 무역로에서 중국의 해군력 확대가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