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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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 수요 부진으로 국제 금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이 3분기에 2024년 말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은 올해 무역흑자로 쌓아둔 엄청난 달러로 중앙은행과 개인 모두 가격이 하락한 금을 사상 최대 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3일(현지시간) 세계금협회(WGC)는 분기별 수요 동향 보고서에서 금괴와 금화에 대한 수요 약화를 들어 올해 금 투자 증가 전망치를 기존 400톤에서 2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중앙은행들은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한 순 321톤의 금을 매입(보고된 매입량과 추정 매입량 모두 포함)했다. 3분기에 중국과 폴란드 중앙은행은 각각 63톤과 41톤의 금을 추가로 사들였다. 러시아는 유일한 금 판매국으로, 해당 기간 동안 19톤을 판매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올해 누적 매입량은 675톤으로 추산됐다. WGC는 올해 중앙은행 수요 전망치를 848톤 이상으로 종전보다 상향 조정했다.

실물 금으로 뒷받침되는 금 ETF는 채권 수익률의 급격한 상승, 달러 강세,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3분기에 211톤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미국 등 주요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및 달러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불확실성으로, 무이자 자산임에도 금 보유 수요가 뒷받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ETF 수요와 대조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금 매입을 줄이면서 금괴 및 금화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268톤으로 집계됐다. 특히 보석류 소비가 17% 감소한 313톤으로, 2000년 데이터 집계 시작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9월말까지 무역흑자가 9,380억달러(약 1,260조원)을 넘어선 중국은 3분기에도 금 구매량을 늘리면서 연초 이후 누적 구매량 393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금협회(WGC)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존 리드는 3분기에 금 가격 약세가 일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을 유도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 달러에 대해 약세 전망을 가진 중앙은행들이 외환 보유고 일부를 금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러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만기가 짧은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을 때 비싸진 달러 값으로 금을 사는데 사용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주말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금 현물 가격은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들어 거의 29% 하락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WGC는 미국 민주당의 의석 확보가 확대될 경우 금값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책적 파급 효과와 시장 반응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