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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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르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특검 수사 대상 12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어서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3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수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안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을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두었다. 수사팀은 총 309명 규모이며, 수사 기간은 최장 200일까지로 했다. 특검·특검보·파견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하는 특례도 뒀다.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기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은 삭제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악의적 수사, 조작 의심이 되는 사건은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조작기소 특검법 자체에는 동의했으나, 공소취소 권한 부여와 관련해 "많은 오해가 발생하고 있고 논란도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야권은 반발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국회의원끼리 의원총회 자리에서 대한민국 법치를 파묻어버린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측근 재판을 암장하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이 아니다"며 "오로지 '이재명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이다. 이러려고 검찰까지 없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다 지켜보는데 최소한의 선은 지키겠지 싶었다. 그 '설마'를 오늘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걸 이렇게 대놓고 하느냐"고 했다. 이어 "정권 몰락의 길을 스스로 열고 있다. 훗날 누구 탓도 하지 말라"며 "그 시작을 만든 것은 오늘 이 일을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 자신"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특검 수사 대상 12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 본인 사건인데, 그 수사를 하는 특검을 이재명 본인이 직접 임명하는 법"이라며 "어차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바지 벗고 다닐 거면 번거롭게 하수인 고르지 말고 아예 이재명 본인을 특검으로 임명하지 그러냐"고 했다.

검사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는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본인의 형사사건을 재수사하는 특검을 여당 주도로 구성하고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은 '권력의 사유화'이자 명백한 '이해충돌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조작기소 의혹이 있다면 해당 재판에서 공격과 방어를 통해 진상이 규명돼야 하고, 특정 권력자를 위한 특별한 사법제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특검을 추진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재판 독립이라는 헌법적 원칙의 중대한 훼손 행위"라고 지적했다.

범죄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작가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범죄 피해자들은 재판에만 수년을 보낸다. 억울하면 재심을 청구하든 국가배상을 하든 국가는 문제가 있으면 법대로 하라며 세월을 흘려보내게 만든다"며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이 국민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패스트트랙을 타려는 꼴이 한심해 죽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조작기소 특검법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5일 본회의에 해당 법안이 올라오면 국민의힘 등 야권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