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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날 때 'K-소비재'도 뛰었다…"해외 유통망 확대 효과"
4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1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7.5% 증가했다. 농수산식품은 11억1000만달러로 11.6%, 바이오헬스는 15억3000만달러로 30.2% 늘었다. 세 품목 모두 역대 10월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사이 소비재도 해외 판매 기반을 넓혔다. 의약품과 패션의류 수출은 각각 31.5%, 33.3% 증가했다. 주요 소비재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늘어난 효과를 웃돌았다.
화장품 12개월 연속 증가…미국 넘어 유럽 유통망으로
화장품은 1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125억69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5대 유망소비재인 농수산식품·화장품·패션의류·생활용품·의약품 가운데 수출액과 증가율 모두 가장 높았다.
10월 수출액은 종전 같은 달 최고치인 2024년 10억3000만달러보다 4억1000만달러 많았다. 산업부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유럽연합(EU)·아세안 등 대부분 지역으로 화장품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대형 유통망 입점이 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도 확대되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세포라 등 대형 유통업체에 한국 화장품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국가별로는 네덜란드, 폴란드, 영국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차별화도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 브랜드는 색조 화장품을 넘어 더마케어나 연어에서 추출한 PDRN 재생 크림, 병풀 크림 같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프랑스 브랜드 등에 익숙한 유럽 소비자들도 한국 화장품을 새롭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보는 차별화가 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EU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6.4% 증가하며 역대 10월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스킨케어 화장품과 라면, 의약품 등을 수출 증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식품은 판매점·품목 확대…바이오시밀러는 중남미로
농수산식품 수출은 빵·면류 등 농산가공품과 소시지·버터·치즈 등 축산가공품을 중심으로 늘었다. 지난달 수출액은 1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1.6% 증가했다.
장 원장은 "한국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더해 현지에서 한국 제품을 취급하는 판매점과 참기름, 아이스크림 등 판매 품목이 늘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생산능력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약품 수출액은 9억7800만달러로 31.5% 증가했다. 의약품 등을 포함하는 바이오헬스 수출은 15억3000만달러로 30.2% 늘었다. 바이오시밀러 수출시장이 미국·EU에서 중남미로 확대되고, 위탁생산(CMO) 다년 계약이 추가되면서 수출 물량이 증가했다.
패션의류 수출도 2억4100만달러로 33.3% 늘었다. 반면 생활용품은 안경·시계 등 패션잡화 수출이 줄면서 7억4700만달러로 13.4% 감소했다. 5대 유망소비재 가운데 생활용품을 제외한 네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조업일수 효과 웃돈 성장…인증·현지화 축적
올해 10월 조업일수는 추석 연휴가 9월로 이동하면서 지난해보다 이틀 많은 22일이었다. 조업일수가 10% 늘었지만 화장품과 패션의류, 의약품, 바이오헬스 수출 증가율은 30~50%대로 이를 웃돌았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인증과 현지 유통망을 미리 확보해 온 기업들의 준비가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소비재는 해외 소비자들이 직접 먹고 바르고 입는 제품인 만큼, 수출이 늘었다는 건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인식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중동에 수출하려면 할랄 인증이, 의약품은 세세한 인증이 필요한데 작은 화장품 기업들까지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인증을 미리 취득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화와 차별화는 결국 제품을 개발하고 수출하는 기업들이 하는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들이 그만큼 노력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소비재 수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일 서울 홍대 일대 무신사와 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K뷰티, K패션 등 우리 제조업 제품이 유통플랫폼을 통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K소비재 제품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정부는 계속해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