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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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갤런당 2달러대이던 휘발유 가격이 지금은 갤런당 4달러대 후반이에요. 좋아진 건 모르겠고 나빠진 것은 알겠어요.”(리애나 킹·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후반기를 결정하는 중간선거가 3일 시작됐다. 선거에 앞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에서 만난 시민 중 상당수는 물가, 특히 기름값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았다.

미국 경제 전반의 성적표는 여전히 좋은 편이다. 지난달 28일 미국 중앙은행(Fed)은 미국 경제 상황에 관해 지난 9월 쓴 ‘견조한 성장세’ 대신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실업률(4.2%)도 낮다. 기업의 설비 투자가 늘고 있고 일자리도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전체 경제지표를 체감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다. 이들에게는 기업 설비투자보다 당장 매일 체감하는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경제적 여력(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 감소가 훨씬 중요한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여론조사업체 포컬데이터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10월 30일~11월 1일·2163명 대상·오차범위 ±2.5%포인트)에서 응답자의 68%는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상승과 생계비 대처 방식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물가 못 잡아" '블루 쓰나미' 덮치나
유권자가 변심한 분위기는 도시보다 시골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주요 지지층인 ‘딥 레드’ 지역의 이탈은 공화당에 뼈아프다. 캔자스주에서 4000㎡ 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제프 프라이서 가족은 “지난해보다 비료값을 51만4625달러, 경유값을 18만7000달러 더 사용했고, 철강 관세 때문에 농기계 등 부품값을 1만달러 더 써야 했다”고 CBS에 토로했다. 이 와중에 무역 전쟁으로 농산물 수출이 줄어들자 수입이 32만5000달러 쪼그라들었다. 프라이서는 “분노한 농부가 많다”고 했다.

캔자스에서 대형 교회 목사인 애덤 해밀턴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가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인 로저 마셜 후보를 상대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일 수 있는 배경이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캔자스, 오하이오, 아이오와, 텍사스 같은 ‘텃밭’을 내줄 위기에 처해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전히 지지를 보내는 이도 있다.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서 만난 팀 애비게일(64)은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정책을 지지하고, 증시가 대체로 올라 은퇴 후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층 사이에서 사회주의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화당 지지를 거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 참여자가 4년 전보다 최소 25% 이상 늘어난 것도 민주당의 ‘블루웨이브’ 기대를 키운다. 미국 정치 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모든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며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 위협이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을 향해 밀려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페어팩스·애나폴리스=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