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요건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의 윤곽이 나왔다. 회장 연임에 필요한 임추위 및 주총 찬성률이 대폭 상향됐다. 연임을 막는 이사회의 견제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과거 사례에 비춰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제출했다. 당초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위헌 소지 등을 고려해 임추위와 주총의 의결 요건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개선안은 연임 횟수에 따라 회장 선임 요건을 차등 강화한 게 핵심이다. 최초 선임 시에는 임추위 3분의 2 이상, 주총 출석주주의 과반 및 발행주식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연임부터는 임추위 4분의 3 이상, 주총 출석주주 3분의 2 및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으로 기준이 높아진다. 3연임에 도전하면 주총 요건이 출석주주 4분의 3, 발행주식 과반 찬성으로 더욱 엄격해진다.
업계에서는 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장 후보 심사 권한이 커진 만큼 사외이사의 철저한 독립성이 뒷받침돼야만 제도 개선이 실효성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분율이 60%를 훌쩍 넘는 외국인 주주의 표심이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기준이 상향되더라도 실질적인 연임 견제 기능을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지난 3월 연임을 확정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주총 출석주주 찬성률은 각각 99.3%, 88.0%였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출석 주주의 81.2% 지지를 받으며 주총을 통과했다.
3연임 사례도 비슷하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해 3연임 확정 당시 99%에 달하는 찬성률을 기록했다. 2020년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의 찬성률은 97.3%였다. 출석 주주 75% 이상이라는 강화된 3연임 요건조차 무난하게 넘어선 수준이다.
이번 개선안은 조만간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인 iM금융 이후 새로운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금융은 지난달 말 황병우 현 회장을 포함한 6명을 1차 후보군으로 압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