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아파트 2억 내고 입주…'지분 주택' 첫 공급
집값을 한꺼번에 내는 대신 적금을 붓듯 20년에 걸쳐 지분을 조금씩 사들여 내 집으로 만드는 아파트가 처음 나온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전국에 처음으로 공급하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이다.

GH는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A17블록(투시도)에서 지분적립형 240가구(전용면적 59㎡)와 일반분양 360가구(전용 84㎡) 등 총 600가구를 공급한다고 3일 밝혔다. 지분적립형 분양가는 59㎡ 기준 6억3000만~6억8000만원대다. 오는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공급 1순위는 10일, 2순위는 11일 접수한다. 당첨자는 18일 발표하며 입주는 2029년 하반기 예정이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입주 때 분양가의 25%만 내고, 이후 5년마다 20%씩 추가 취득해 20년 뒤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광교에서는 2030년 1월 1일 첫 지분 취득을 시작으로 2035년, 2040년, 2045년, 2050년에 나머지 지분을 사들인다. 목돈이 부족한 청년·신혼부부가 전세보증금 수준의 초기 자금으로 내 집 마련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공공분양 모델이다. 거주의무 기간은 5년, 전매제한은 10년이다.

분양가 6억8000만원인 주택이라면 입주 때 지분 25%에 해당하는 1억7000만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75%에 대해서는 보증금 약 3억3000만원을 맡기거나 보증금을 6600만원으로 낮추는 대신 월 77만원을 내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이후 취득하는 지분은 집값이 올라도 최초 분양가를 기준으로 계산하지만, 취득 시점까지의 기간에 따른 이자가 붙는다. 초기 분양대금 부담을 낮추는 대신 장기간에 걸쳐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다.

GH는 광교를 시작으로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9월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공공기관 혁신 우수기관 선정’에서 지역상생·협력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부가 ‘8·13 부동산대책’에서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 모델은 정부의 주요 주택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GH는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매년 1000가구가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용진 GH 사장은 “지분적립형이 국가 주택 정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사업 실행력을 높여 서민 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향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