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전경. 한경DB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전경. 한경DB
서울 강동구 고덕동 노후 주거지에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동의서를 걷기 시작한 지 20일 만에 절반 넘는 찬성을 확보했다. 바로 옆 고덕2-1구역과 마포구 당인동 등 한강변 사업지에서도 신통기획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재개발 기대가 번지면서 강동·광진구 등의 빌라 매매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536 일대 고덕1지구(가칭 고덕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기준 토지 등 소유자 약 800명 가운데 51%의 찬성 동의서를 받았다. 이달 4일 사전동의서 접수를 시작한 지 20일 만이다. 사전동의서는 구청이 신통기획 후보지 신청용 동의서에 번호(연번)를 매겨주기 전 단계에서 주민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다.

고덕1구역은 지난달 17일 강동구 정비사업 자문단 회의에서 연번 부여가 보류됐다. 자문단은 찬성·반대 주민 대표와 코디네이터 등으로 협의체를 꾸려 의견을 조율한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추진준비위는 동의율을 65% 이상으로 끌어올려 구청에 제출하고 연번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추진준비위는 사업이 진행되면 2600가구 이상 대단지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원 하나를 사이에 둔 고덕2-1구역(고덕동 142 일대)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조건부로 연번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7일 주민 대상 사업설명회를 열어 추진 절차와 사업성, 향후 일정을 공유했다. 마포구에서는 당인동 15-22 일대가 지난 15일 구청에 신통기획 후보지 신청을 마쳤다. 서울시에 최종 신청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12월~내년 1월까지 동의율을 7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올해 한강벨트와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재개발로 자산가치를 높이려는 주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신통기획 사업의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통기획은 오 시장 취임 이후인 2021년 서울시가 도입한 제도로, 정비계획 수립 초기부터 시가 함께 계획을 짜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특검이 상고 방침을 밝혀 대법원 판단은 남아 있다.

정비사업 기대는 빌라 거래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강동구 빌라(연립·다세대, 공공기관 매수 제외) 매매는 14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54건)보다 28% 늘었다. 같은 기간 광진구는 34%, 동작구는 12% 증가했다.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자 정비사업 가능성이 있는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강변 노후 주거지의 정비사업 추진 동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통기획을 거치면 서울시가 계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정비구역 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고덕과 당인동처럼 한강과 가까운 데다 대단지 조성이 가능한 사업지는 주민 동의를 모으는 속도도 빠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강변 입지는 사업성이 뒷받침되는 만큼 주민 동의만 확보되면 신통기획으로 사업 기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다”며 “노후 빌라촌이 대단지 아파트로 바뀌면 일대 주거환경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