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기후보험 자동 가입
올해 보험금 7억5220만원 지급
제주는 폭염 휴업때 소득 보전
서울 일부 구는 개물림 치료비
보장 항목별 본인 직접 청구해야
신청 기한은 사고일로부터 3년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도 사고나 재난으로 피해를 봤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을 위해 운영하는 무료 보험을 활용하는 것이다.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자동으로 가입되지만 보험금은 직접 청구해야 받을 수 있다. 지역마다 보장 항목과 금액도 달라 내가 사는 곳에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한경DB
◇ 주민 위한 ‘공짜’ 보험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4월 11일부터 10월 21일까지 ‘경기 기후보험’의 보험금 지급 건수는 누적 2만5941건, 지급액은 7억522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 보험금 지급이 크게 늘었다. 올해 온열질환 진단비는 1472건에 2억2080만원이 지급됐다. 지난해(655건·6550만원)보다 지급 건수는 두 배 이상, 금액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기후보험은 폭염과 한파 등 기상현상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장하는 제도다. 경기도는 지난해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기후보험을 도입했다.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둔 도민이라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자동으로 가입되며 보험료도 경기도가 부담한다. 주요 보장 대상은 여름철 폭염으로 발생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과 겨울철 한파에 따른 한랭질환이다.
제주도는 폭염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의 소득을 보전해 준다. 지난 7월 도입한 ‘폭염 휴업보험’을 통해서다. 공공 발주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약 5000명이 대상이다. 오후 1시 이전에 폭염경보가 발령돼 작업이 중단되면 시간당 1만7210원씩 최대 4시간분인 6만8840원을 지급한다.
◇ 서울은 시·구 보장 달라
지자체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각각 주민을 위한 보험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안전보험’과 각 자치구의 ‘구민안전보험’은 보장 항목과 한도가 달라 두 보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태풍, 홍수, 강풍, 지진 등 자연재해나 열사병·일사병으로 사망할 경우 2000만원을 지급한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승하차하는 중, 또는 승강장에서 대기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에도 2000만원을 보장한다.
자치구가 운영하는 구민안전보험은 같은 서울 안에서도 보장 내용과 한도가 제각각이다. 상해사망 보험금과 의료비, 진단위로금 등이 주요 보장 항목이다. 중구, 성동구, 동대문구, 도봉구, 마포구, 금천구 등 6개 구는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민에게 상해의료비를 지원한다. 보장 한도는 성동구가 최대 100만원으로 가장 높고, 나머지 구는 최대 20만~50만원 수준이다.
개물림 사고처럼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보장하는 곳도 있다. 종로구와 강남구는 개물림 사고 치료비를 각각 최대 10만원과 20만원까지 지원한다. 용산구, 성북구, 구로구, 강동구는 개에 물리거나 부딪혀 다쳤을 때 진단비 10만원을 지급한다. 서대문구는 개물림 사고로 사망하면 1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색적인 보장 항목도 눈에 띈다. 강북구는 해외에서 위난 상황으로 사망한 주민의 유해 송환비를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중구는 주택 화재로 피해를 본 가재도구의 수리·교체 비용을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한다. 동대문구는 땅꺼짐 사고로 다쳤을 때 발생한 의료비를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 보험금 놓치지 않으려면
보험금을 제대로 받으려면 사고가 발생한 시점의 보장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마다 보험 계약 기간과 담당 보험사가 다르고, 매년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장 항목이나 한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사고 발생 시점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보험사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거주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사고 당시 적용된 보험 계약 기간과 보장 항목, 담당 보험사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별도의 가입 절차가 없다고 해서 보험금까지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주민이 직접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경기 기후보험의 경우 사고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민이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