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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내다 연봉 날릴 판"…서울 외곽도 月 300만원 넘었다 [시장톡]
강북·관악 국평 월세 300만원 뚫어…세입자 허리 휜다
강북·관악구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15만~350만원 계약 사례
보증금 그대로 월세 90만원 인상
"저축·내 집 마련에 영향"
강북·관악구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15만~350만원 계약 사례
보증금 그대로 월세 90만원 인상
"저축·내 집 마련에 영향"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9일까지 강북·관악·노원·도봉·금천·구로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 계약 가운데 월세가 300만원을 초과한 계약은 22건이었습니다. 금천구를 제외한 5개 구에서 나왔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지난 6월 25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15만원으로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월세만 연간 3780만원입니다. 같은 단지 또 다른 전용 84㎡도 지난 5월 9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10만원으로 계약됐습니다.
관악구에서는 갱신 과정에서 부담이 커진 사례가 눈에 띕니다. 신림동 '힐스테이트뉴포레' 전용 84㎡는 지난 9월 11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20만원으로 갱신됐습니다. 신고된 종전 계약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30만원이었습니다.
보증금은 그대로인데 월세가 90만원, 39.1% 오른 것입니다. 연간 월세 지출은 2760만원에서 3840만원으로 1080만원 증가했습니다. 관리비와 보증금 마련에 들어간 금융비용을 제외한 금액입니다.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전용 84㎡는 지난 7월 13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50만원으로 신규 계약됐습니다. 보증금을 맡긴 뒤에도 월세로만 1년에 420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노원구와 도봉구에서는 대형 면적에서 300만원 초과 계약이 확인됐습니다. 노원구 중계동 '신동아(366)' 전용 115㎡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2억원에 월세 340만원으로 새로 계약됐습니다. 같은 면적은 지난달 17일에도 보증금 3억원에 월세 340만원으로 계약됐습니다.
도봉구 방학동 '성원105동' 전용 115㎡는 지난 7월 30일 보증금 2억7000만원에 월세 320만원으로 새롭게 계약됐습니다. 적지 않은 보증금을 마련하고도 매달 300만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계약입니다.
금천구에서는 월세 300만원 초과 계약이 없었지만 이에 근접한 거래가 나왔습니다.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90만원으로 계약됐습니다.
임대차시장의 부담 요인으로는 전세 물량 부족과 보증금 마련의 어려움이 꼽혔습니다. 신규 입주 감소와 기존 임대주택의 실거주 전환 등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셋집이 줄면 세입자가 기존 생활권에서 대체 주택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기존 세입자가 이사 대신 재계약을 선택하면 시장에 다시 나오는 물량도 제한됩니다.
전셋값 상승은 월세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증금 증액을 요구받아도 대출 한도와 이자 부담 때문에 목돈을 추가로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는 인상분을 월세로 나눠 내거나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더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건을 조정하게 됩니다. 집값과 자금조달 부담으로 매수를 미룬 가구가 임대차시장에 머무는 흐름도 수요 측면의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월 300만원의 월세 계약은 높은 주거비를 지불하면서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매수 여력이 있어도 자금 운용이나 거주 계획 때문에 임차를 선택할 수 있고, 집값 상승으로 예산에 맞는 매수 선택지가 줄어 기존 생활권에서 월세로 거주할 수도 있다"며 "일부 고액 계약만으로 지역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조건에서 월세 상승이 반복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보증금이 같은데 월세만 올랐다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가구도 저축 여력이 줄어 내 집 마련이 늦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랩장은 전세 매물 부족이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월세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주거비 지원을 필요한 가구에 연결하는 한편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임대주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급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