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마실래요"…한 잔 2만8000원인데도 불티난 '음료' [장서우의 하입:hype]
CJ올리브영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에 낸 ‘올리브베러 성수점’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베러바’(BETTER BAR)가 보인다. 단백질 스무디와 차를 판매하는 카페다. 베러바 앞에는 앉아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됐다. 기존 올리브영이나 올리브베러 매장에선 볼 수 없었던 체류형 공간이다.

베러바에서 판매하는 스무디는 올리브베러가 운영하는 웰니스 푸드 브랜드 ‘올더베러’의 고운쌀 단백질 쉐이크에 기반해 만들어진다. 쌀, 완두, 대두, 현미, 아몬드, 코코넛 등 6가지 재료를 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 쉐이크다. 유청 단백질 등 동물성 단백질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게 설계됐다. 국내산 쌀가루와 구운 현미가 기본 재료인데, 여기에 향과 토핑을 더 해 초콜릿, 호지차, 아사이볼 맛도 구현했다.
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 성수점 내 '베러바' 전경. 장서우 기자
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 성수점 내 '베러바' 전경. 장서우 기자
고운쌀 단백질 쉐이크는 한 포에 단백질 20g과 식이섬유 13.2g이 담겨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다. 쇼핑을 위해 방문한 올리브베러 매장에서 끼니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한 잔 가격은 6900원이다. 장소연 CJ올리브영 웰니스MD팀장은 “베러바는 올리브베러의 상품 경쟁력을 고객 경험으로 확장하기 위해 기획된 공간”이라며 “스무디 등 상품의 맛과 활용 방법을 자연스럽게 이해한 뒤 구매까지 연결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올리브베러 다섯 번째 매장인 성수점에서 베러바를 처음 시도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설계된 이 매장은 역대 올리브베러 매장 중 최대 규모(185평)다. CJ올리브영은 올해부터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통해 뷰티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과 각종 생활용품, 패션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1호점인 광화문점 개점 직후인 올해 2월 대비 9월 웰니스 상품 매출은 51% 대폭 늘었다.
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 성수점 전경. 장서우 기자
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 성수점 전경. 장서우 기자
CJ올리브영은 베러바를 성수 매장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로 확산하고 있는 웰니스 트렌드에 맞춰 국내외 수요를 모두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스무디는 백화점, 편의점 등 국내 주요 유통 채널들이 특히 힘을 주고 있는 카테고리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이 작년 12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에 선보인 식품관 ‘트웰브’ 내 식음(F&B) 공간 원더바에서 스무디를 팔기 시작하며 열풍이 불었다.

트웰브 원더바의 웰니스 스무디는 최고 2만8000원에 판매된다. 미국 최고급 유기농 식료품점 ‘에레혼(Erewhon)’을 연상시키는 가격 전략이다. 그런데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며 줄을 세우기 일쑤다. 슈퍼푸드와 과일, 채소 등 원물을 급속 냉동해 만드는 터라 당일 준비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신세계백화점의 스무디 브랜드 '트웰브 원더'바가 미국 니치 퍼퓸 브랜드 디에스앤더가(DS&DURGA)와 협업해 신규 출시한 스무디.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의 스무디 브랜드 '트웰브 원더'바가 미국 니치 퍼퓸 브랜드 디에스앤더가(DS&DURGA)와 협업해 신규 출시한 스무디. 신세계백화점 제공
트웰브가 일으킨 ‘스무디 붐’은 편의점이 이어받았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3월 출시한 즉석 스무디는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 개를 넘어섰다. 일본 매장에서 3년 전부터 판매되던 스무디의 당도를 높이고 더욱 차갑게 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현지화했다. CU도 올해 6월 ‘리얼 스무디’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관광객이 많은 성수디저트파크점에서 하루에만 300잔가량이 팔렸다. 트레이더스 등에서 ‘과일 바로 스무디’를 판매하는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스꾸하우스’를 운영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맛과 토핑을 선택하고 비즈와 스티커 등으로 꾸밀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였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비주얼로 차별화되는 스무디는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이 된다. 경험을 통해 신규 고객의 구매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존 고객의 재방문까지 유도할 수 있는 채널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위주로 판매되던 즉석 스무디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