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퀀스 오리지널 러닝 이벤트 참가자들이 달리는 모습. 사진=프렌트립 제공
시퀀스 오리지널 러닝 이벤트 참가자들이 달리는 모습. 사진=프렌트립 제공
혼자 운동하며 기록을 관리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함께 달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러닝 크루와 요가 커뮤니티 등 운동을 매개로 한 모임이 늘면서 운동이 새로운 사교 활동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건강관리와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열풍이 사람을 만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가·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운영하는 프렌트립은 글로벌 웰니스 커뮤니티 플랫폼 '시퀀스(Sqnc)'를 공식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0년간 프립을 운영하며 쌓은 오프라인 활동과 커뮤니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웰니스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운동이 새로운 사교 활동으로

시퀀스는 러닝, 요가, 하이킹,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을 중심으로 사람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여행지에서 열리는 운동 모임을 찾아 참여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에서 러닝 크루 활동을 하던 사람이 일본 도쿄를 여행할 때 현지 러닝 커뮤니티를 찾아 함께 달리는 방식이다. 운동을 통해 여행지의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새로운 여행 경험도 가능해진다.

기존 운동 플랫폼이 개인의 운동량과 기록 관리에 집중했다면 시퀀스는 운동을 통한 사람들의 만남과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러닝 크루 운영자나 요가 강사 등 활동을 주도하는 사람을 단순한 행사 주최자가 아닌 '웰니스 크리에이터'로 보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6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성장세도 가파르다. 회사에 따르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호스트 수는 매월 약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초기 러닝 중심이던 활동 분야도 요가, 하이킹, 트레이닝, 사우나, 리커버리 등으로 확대됐다. 개인 크리에이터와 러닝 크루뿐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들도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활동 지역 역시 서울을 넘어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태국 방콕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프렌트립은 해외 각 도시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대신 현지 러닝 크루와 운동 커뮤니티가 스스로 모임을 개설하고 운영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 속도

시퀀스는 모임을 발견하고 예약하는 기능뿐 아니라 커뮤니티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호스트는 무료 또는 유료 이벤트를 개설하고 참가 신청부터 결제·환불, 대기자 관리, QR 티켓 발급, 현장 체크인, 후기 관리, 정산까지 처리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예약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 메신저 등을 이용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다.

현재 32개 언어를 지원하며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웹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이벤트 거래 수수료를 시작으로 크리에이터 운영 솔루션과 멤버십, 브랜드 파트너십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불닭 버닝 페스타 현장. 약 1200명이 참여했다. 사진=프렌트립 제공
불닭 버닝 페스타 현장. 약 1200명이 참여했다. 사진=프렌트립 제공
소규모 운동 모임뿐 아니라 대형 브랜드 행사에도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월 삼양식품과 협업한 '스핀들 트레일런'에 대회 운영 시스템을 제공한 데 이어 지난 24~25일 강원 평창 삼양라운드힐에서 열린 '불닭 버닝 페스타'에서는 약 1200명이 참가한 행사를 운영했다. 이 행사에서는 트레일런과 캠핑, 웰니스, 리커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참가 신청과 결제, 현장 체크인, 대회 기록 확인 등에 자체 시스템을 활용했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프렌트립은 지난 9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일본에서 열린 '투어리즘 엑스포 재팬 2026'에 참가해 시퀀스를 현지에 소개했다. 오는 12월에는 일본 쇼난국제마라톤을 시작으로 아시아 주요 도시의 러닝 대회와 현지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시퀀스 아시아 러닝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10조 달러 육박하는 웰니스 시장

프렌트립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 배경에는 웰니스 시장의 성장세가 있다. 글로벌웰니스연구소(GWI)에 따르면 세계 웰니스 경제 규모는 2024년 6조8000억달러에서 2029년 9조800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운동 기록 플랫폼 스트라바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만들어진 러닝 클럽은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러닝이 개인의 운동을 넘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사회적 활동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해외에서는 이미 운동과 커뮤니티를 결합한 플랫폼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커뮤니티 기반 피트니스 플랫폼 '스웨트팔스(SweatPals)'는 러닝과 요가, 하이킹 등 오프라인 운동 모임을 연결하는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지난해 12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해당 투자에는 벤처캐피털 패트런과 앤드리슨호로위츠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a16z 스피드런 등이 참여했다.

임수열 프렌트립 대표는 "프립이 지난 10년 동안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발견하고 취향을 넓히는 일을 해왔다면 시퀀스는 그 경험이 건강한 삶의 방식과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서비스"라며 "세계 어느 도시에 있든 좋아하는 활동과 사람을 발견하고, 좋은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가 국경을 넘어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웰니스 플랫폼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