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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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상황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비유한 현직 판사의 글에 법원장을 비롯한 판사들이 잇달아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소속 성찬용 판사(사법연수원 44기)는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성 판사는 해당 글을 통해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목적이나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입법과 여론전이 난무하는데 정작 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게시글에는 여권의 사법부 압박을 비판하는 취지의 댓글이 10개 이상 달렸다.

조미연 청주지방법원장(사법연수원 27기)도 성 판사의 게시글에 실명으로 댓글을 남겼다. 조 원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법부를 비난하며 탄핵 운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자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배경에는 개별 사건을 맡은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 하급자로서 대법원장님의 지시에 따라 판단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일까"라며 "그렇다면 그건 저를 비롯한 전체 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여권의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사법부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우리가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 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자신들이 생각한 결론과 다른 판단을 한 판사를 국정감사장에 부르지 않는다고, 법왜곡죄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한윤옥 창원지법 밀양지원장(사법연수원 35기) 역시 '삼권분립의 가치와 법관윤리강령 제1조'라는 제목으로 답글을 남기고 사법부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원장은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어떻게 포장할지라도 그것은 더 이상 시민의 것이 아니라 국가 사법권까지 손에 쥔 거대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그와 같은 역사적 아픔을 이미 경험했고 그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의 흔적은 대한민국 법관윤리강령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원장은 법관윤리강령 제1조에 명시된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는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