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반도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가 설비 증설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산 칩 수요 연계와 제조 데이터 주권 확보, 기업의 AI 활용 확산 등 생태계 병목을 푸는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연 ‘3대 메가 프로젝트 국가 성장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과제’ 포럼에서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투자 규모와 공장 입지 논의를 넘어 비메모리 생태계 육성, 장인의 제조 데이터 권리 보상, 송전망 문제 등 병목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의 반도체 투자 금액 881조원 대부분은 메모리인데 비메모리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사업이 국산 시스템 반도체를 우선 구매하도록 지원하고, 기업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K칩스 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빅테크가 한국 제조 현장의 데이터와 암묵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국내 기업의 노하우가 해외 AI에 종속되지 않도록 계약 종료 시 데이터 삭제와 반납을 못 박는 ‘제조 데이터 활용권’을 도입하고, 로봇 액추에이터(관절)와 센서 같은 핵심 부품은 반드시 국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의 연산 능력을 산업 현장의 생산성으로 바꾸려면 ‘AX 성공 사례 1000개’와 같은 공공 AI 보급 사업을 통해 수요 기반부터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공개형 AI를 먼저 보급한 뒤 점차 국산으로 바꾸는 ‘징검다리 전략’과 실수요에 연동한 데이터센터 단계 허가 전략을 제안했다.

패널토론에선 연구개발(R&D) 근로시간 특례를 담은 초광역특구법을 조속히 도입하고, 데이터센터를 국산 기술로 운영하도록 의무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