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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확충 더뎌…이 속도론 메가프로젝트 불가능"
짓는데 13년…70% 첫삽도 못떠
AI 데이터센터發 대정전 우려도
AI 데이터센터發 대정전 우려도
“지금 송전망을 까는 속도로는 늘어나는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게 불가능합니다.”(권효재 COR에너지인사이트 대표)
28일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주최로 열린 ‘전력망 병목, 에너지 지정학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세미나에서는 송전망 문제로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가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력망 속도전’에 사활을 걸지 않으면 3대 메가 프로젝트는커녕 대정전(블랙아웃) 피해에 시달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권 대표는 “우리가 130GW급 전력망을 갖추는 데 60년이 걸렸는데, 메가 프로젝트를 위해선 앞으로 10년 안에 30GW 이상의 송전망을 더 깔아야 한다”며 “하지만 345㎸ 송전망 건설에 평균 13년이 걸리고, 2030년 준공 대상인 송전망 75건 중 70%는 아직 첫 삽도 못 뜬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권을 쥔 ‘송전망 차르’를 임명해 상황실을 꾸리고, 직접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막걸리 결사대’ 1000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전국에 두세 곳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지정해 발전소와 전력망을 집중 공급하고, 반도체 기업이 송전망 걱정 없이 발전소를 지어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곽은섭 한국전력 계통기획처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 신청자 중 실제 연결로 이어진 사례는 소수”라며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로부터 망 참여 보증금을 받고, 지방자치단체는 전력 수요자인 기업을 유치해 변전소 설치를 신청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대정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규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2024년 송전선 일시 결함이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 1.5GW 규모의 데이터센터들이 일제히 비상전원으로 갈아타며 전력망에서 탈락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대규모 전력 수요 이탈에 대응할 전력망 안정화 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언제 대정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법과 고시를 뜯어고쳐 데이터센터에 운전유지(FRT) 의무를 부과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화창 서울과학기술대 전기정보공학과 교수도 “망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 못지않게 망이 GW급 부하를 안전하게 받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28일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주최로 열린 ‘전력망 병목, 에너지 지정학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세미나에서는 송전망 문제로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가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력망 속도전’에 사활을 걸지 않으면 3대 메가 프로젝트는커녕 대정전(블랙아웃) 피해에 시달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권 대표는 “우리가 130GW급 전력망을 갖추는 데 60년이 걸렸는데, 메가 프로젝트를 위해선 앞으로 10년 안에 30GW 이상의 송전망을 더 깔아야 한다”며 “하지만 345㎸ 송전망 건설에 평균 13년이 걸리고, 2030년 준공 대상인 송전망 75건 중 70%는 아직 첫 삽도 못 뜬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권을 쥔 ‘송전망 차르’를 임명해 상황실을 꾸리고, 직접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막걸리 결사대’ 1000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전국에 두세 곳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지정해 발전소와 전력망을 집중 공급하고, 반도체 기업이 송전망 걱정 없이 발전소를 지어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곽은섭 한국전력 계통기획처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 신청자 중 실제 연결로 이어진 사례는 소수”라며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로부터 망 참여 보증금을 받고, 지방자치단체는 전력 수요자인 기업을 유치해 변전소 설치를 신청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대정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규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2024년 송전선 일시 결함이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 1.5GW 규모의 데이터센터들이 일제히 비상전원으로 갈아타며 전력망에서 탈락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대규모 전력 수요 이탈에 대응할 전력망 안정화 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언제 대정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법과 고시를 뜯어고쳐 데이터센터에 운전유지(FRT) 의무를 부과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화창 서울과학기술대 전기정보공학과 교수도 “망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 못지않게 망이 GW급 부하를 안전하게 받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