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인재를 조직 밖으로 내모는 일등 공신은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 직속 상사의 독성(Toxicity)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리더십의 실패를 경고할 때 가장 자주 회자되는 격언이다. 실제로 글로벌 조사 기관 갤럽(Gallup)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퇴사를 부르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매일 마주하는 리더의 부정적인 태도와 행동이다. 아무리 높은 연봉과 훌륭한 복지 제도를 갖춘 기업이라 할지라도, 상사의 부당한 처사와 무책임으로 인해 고통이 누적되면 유능한 인재부터 먼저 조용히 이탈을 선택한다.

미국 리더십연구센터(CCL)와 호건 평가(Hogan Assessments)의 ‘리더십 탈선(Derailment)’ 연구, 그리고 하버드대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의 조직 연구 등은 리더가 조직을 망가뜨리고 인재를 떠나게 만드는 결함 요인들을 명확히 경고한다. 필자가 대표로 일하는 비즈니스임팩트에서 이러한 공신력 있는 글로벌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여 도출한 ‘직원들이 함께 일하기 싫은 리더 Top 10’의 실체는 매우 적나라하다.
직원들이 '함께 일하기 싫은 리더'의 유형 10가지 [이재형의 비즈니스 코칭]
출처=비즈니스임팩트


1위는 공은 가로채고 책임은 전가하는 ‘보신형’ 리더다. 프로젝트가 성공하거나 성과가 나면 모두 자신의 탁월한 역량 덕분인 양 포장하고, 문제나 실수가 터지면 가차 없이 구성원 탓으로 돌린다. 신뢰를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가장 비열한 행동으로, 팀원의 사기를 송두리째 꺽어놓는다.


2위는 사사건건 간섭하고 통제하는 ‘마이크로매니저형’ 리더다. 구성원을 근본적으로 불신하여 업무 진행의 사소한 디테일까지 일일이 쥐고 흔들며 자율성을 박탈한다. 그 결과 구성원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지시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실무자로 전락하고 만다.

3위는 감정을 여과 없이 배설하는 ‘폭군형’ 리더다. 개인의 감정 상태에 따라 지시가 손바닥 뒤집히듯 바뀌고, 화풀이나 모욕적인 언행으로 조직에 불안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구성원들은 일 자체보다 상사의 심기를 살피고 눈치를 보느라 에너지를 소진한다.

4위는 결정을 회피하고 우왕좌왕하는 ‘무책임형’ 리더다. 책임질 일을 두려워해 핵심 의사결정을 계속 미루거나 방향성을 수시로 번복하여 조직을 갈팡질팡 헤매게 만든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조직에서 구성원은 극심한 피로와 무력감에 빠진다.

5위는 독선적이고 피드백을 거부하는 ‘불통형’ 리더다. 자기 생각만 무조건 옳다고 맹신하며, 구성원의 건설적인 제안이나 현장의 절박한 경고를 가차 없이 묵살한다. 겉으로는 소통을 외치지만 결국 정해진 답만을 강요하여 조직 내 침묵 문화를 뿌리내리게 한다.

6위는 정보를 독점하고 밀실에서 움직이는 ‘폐쇄형’ 리더다. 주요 경영 상황이나 의사결정의 배경 맥락을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고 자신만의 권력 수단으로 삼는다. 구성원을 ‘깜깜이’ 상태로 일하게 만들어 조직 전체의 정렬을 깨뜨린다.

7위는 인맥과 편애로 팀을 갈라치는 ‘정치형’ 리더다. 실질적인 업무 성과나 기여도보다 사내 라인과 달콤한 아부를 중시한다. 특정 측근만 편애하고 파벌을 조성하여, 묵묵히 헌신하는 다수의 구성원에게 깊은 박탈감과 냉소를 심어준다.

8위는 실무 감각 없이 엉뚱한 지시만 내리는 ‘무능형’ 리더다. 업무의 난이도나 현장의 기술적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무리한 일정과 비현실적인 요구를 남발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식 지시로 현장에 막대한 혼란과 낭비를 초래한다.

9위는 인정과 격려에 인색한 ‘착취형’ 리더다. 구성원의 노력과 야근을 당연한 의무로 여기며 따뜻한 칭찬과 격려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번아웃 직전인 팀원에게도 지속적인 희생만을 강요해 일터에서의 보람과 열정을 메마르게 만든다.

10위는 인신공격성 질책을 일삼는 ‘비난형’ 리더다.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점을 짚어주기보다 사람 자체의 인격이나 역량을 깎아내려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구성원에게 지울 수 없는 심리적 상처를 남기고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이 10가지 리더의 특성은 별개가 아니다. 불신과 미성숙한 자아에서 출발해 마이크로매니징과 무책임으로 번지고, 결국 구성원의 잠재력과 조직의 미래를 갉아먹는 치명적인 사슬이다. 실제로 필자가 리더십 다면평가 결과를 토대로 기업의 리더들을 코칭할 때, 하위권 평가를 받는 리더들은 자신이 이러한 행동으로 조직과 구성원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자기인식(Self-Awareness)의 부재’에 갇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직을 이끄는 모든 리더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냉정하게 던져보아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리더로서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가, 아니면 ‘보신형’처럼 무의식중에 구성원 탓과 외부 핑계를 먼저 찾고 있는가?”, “구성원들이 침묵하는 진짜 이유가 내 의견에 동의해서인가, 아니면 ‘폭군형’이나 ‘불통형’의 벽에 부딪혀 이미 체념했기 때문인가?”, “나는 구성원의 길을 열어주는 디딤돌인가, 아니면 ‘마이크로매니저형’처럼 사사건건 개입하여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인가?”

직급과 권한은 회사가 잠시 맡겨둔 지휘봉일 뿐, 리더십의 진짜 영향력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존중에서 피어난다. 무심코 내뱉은 모욕적인 언행이나 무책임한 회피 하나가 누군가의 직업적 소명을 꺾고, 한 조직의 혁신 동력을 조용히 파괴할 수 있다. 훗날 자리에서 내려왔을 때, 구성원들이 “그 사람과는 다시는 일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젓게 만들 것인가. 리더의 엄중한 책임은 바로 이 서늘한 자문 앞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