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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초다수결의제의 적용 범위와 주주권' 학술세미나 개최
이번 세미나는 오스코텍 사례를 중심으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되는 초다수결의제의 주주권 제한 문제를 분석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김윤경 교수는 “초다수결의제가 기업의 장기투자와 경영 안정성을 명분으로 도입됐으나, 과도한 결의요건은 주주의 이사 선임·해임 권한을 제한하고 기존 경영진의 지위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스코텍이 주주제안에 따른 이사 선임·해임에는 발행주식총수의 80%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 측 이사 선임에는 일반적인 결의요건을 적용해 제안 주체별 차별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11월 1심 법원은 주주제안에 차별적인 결의요건을 부과한 정관 조항 등에 대해 일부 무효 판단을 내렸다.
김 교수는 “주주가 이사를 선임하고 경영 성과에 따라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주식회사 지배구조의 기본 원리"라며 "발행주식의 80%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투자의 연속성을 보호하는 것과 기존 경영진의 지위를 보전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며, 일반 주주제안을 차별적으로 제한하는 조항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재열 교수는 오스코텍 사례를 적대적 M&A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적대적 M&A는 기존 경영진의 의사에 반해 주식을 취득하는 거래가 수반돼야 하는데, 이번 오스코텍 임시주주총회는 지분 변동이 없었던 만큼 적대적 M&A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주식 취득이 없는 주주제안에 적대적 M&A 방어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원 교수는 초다수결의제가 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초다수결의제로 주주들이 연합하더라도 경영진을 견제하거나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이는 향후 경영진이 주주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은 주주와 시장의 감시, 경영권 경쟁의 압력 속에서 성과와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한 교수는 초다수결의제가 시장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상장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외부 주주의 감시를 차단하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시장의 감시와 견제를 원천 차단하는 초다수결의제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인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오스코텍 사례를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서 비롯되는 대리인 문제와 이사회 구성의 중요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며 “소수주주가 공동으로 의견을 모아 대응할 수 있는 통로가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경영권 방어의 필요성과 주주의 정당한 경영 참여 권한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초다수결의제가 적대적 M&A 방어라는 본래 목적을 넘어 일반 주주의 이사 선임·해임과 경영감시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기업지배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는 만큼, 주주의 실질적 통제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성혜 한경닷컴 기자 shkim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