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엄격한 당 통치와 반부패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엄격한 당 통치와 반부패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와 반부패 단속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히려 엄격한 당 관리가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중국 경제 발전을 뒷받침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둔화와 기업 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에도 당의 통제력을 약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9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의 강력한 기율과 감독이 경제·사회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을 반박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앞으로도 당에 대한 감독과 반부패 단속을 조금도 주저하거나 후퇴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이 이처럼 강력한 당 통치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한 것은 반부패 정책의 정당성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부패 척결을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해 왔다. 공직사회의 부패를 근절하고 권력과 자본의 유착을 차단하는 것이 경제 발전의 토대라는 논리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도 엄격한 당 관리가 국가 발전과 장기적인 집권을 보장하는 핵심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5중전회에서는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관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채택했다. 시 주석이 직접 결정문 초안 작성팀장을 맡았으며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차이치 중앙서기처 제1서기, 리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이 부팀장으로 참여했다. 지난 1월 문건 작성 작업에 착수해 약 10개월간 논의를 거쳤다.

특히 이번 결정문은 시 주석의 당 건설 사상을 당 운영의 핵심 지침으로 명문화했다. 당의 정치적 충성심을 강화하고 중앙 지도부의 권위를 확립하는 동시에 조직과 간부에 대한 감독을 더욱 엄격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자 당 건설을 위한 행동 지침으로 규정했다.

중국 지도부는 당 통제 강화가 필요한 이유로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을 제시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갈등, 첨단기술 혁신이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경제 발전의 불균형과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경제 확산으로 기존 당 조직의 관리 체계에 빈틈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혁개방 이후 태어난 간부가 늘어나는 등 당 내부의 세대교체도 새로운 감독 과제로 꼽았다.

실제 반부패 단속 규모는 막대하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제18차 당대회 이후 전국 기율검사·감찰 당국이 입건한 사건은 810만5000건에 달한다. 징계 인원은 792만2000명이며 이 가운데 중앙에서 관리하는 고위 간부 963명이 포함됐다.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 등 이른바 사풍 관련 문제도 164만4000건 적발했다.

중국 공산당은 앞으로도 권력이 집중되고 자금과 자원이 몰리는 분야의 부패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정경유착과 자본의 정치권 침투, 새로운 형태의 은밀한 부패도 주요 감시 대상으로 명시했다. 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한 당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반부패 정책을 장기적인 통치 체제로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