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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연료비 폭등…승객들 주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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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소재 빌라비 레지던스가 운영하는 크루즈선 ‘오디세이’는 지난 26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운항을 중단했다. 캐시 비얄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연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승객들에게 오후 2시까지 하선하라고 통보했다.
길이 약 196m인 오디세이는 2024년 10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를 떠나 60개국 이상을 방문했다. 승객들은 최소 10만달러를 내고 선실을 구입했다. 수영장과 극장, 피클볼 경기장, 체육시설을 갖췄고 승무원 약 150명에는 의사와 간호사도 포함됐다. 승객들에 따르면 회사는 장기 거주자들에게 최소 15~20년 항해를 보장했다.
스웨덴 출신 목수인 보딘과 미국인 여자친구 라넷 캐넌도 하와이 마우이에서 운영하던 자동차 대여업체를 팔고 승선했다. 두 사람은 10만달러를 들여 약 13.4㎡ 선실을 샀다. 월 관리비 3500달러에는 하루 세 끼 식사와 세탁, 청소, 와이파이, 식사 때 제공되는 주류가 포함됐다. 캐넌은 지난 2월 영상에서 마우이에 살 때보다 지출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항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수리 문제로 벨파스트 출항이 수개월 늦어졌다. 회사는 2024년 선실의 85%를 팔았다고 밝혔지만, 일부 승객들은 탑승객이 최대 수용 인원인 650명에 근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승객인 블로거 랜디 캐싱엄에 따르면 한때 350명이던 탑승객은 최근 약 200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전쟁으로 연료비가 치솟았다. 빌라비는 27일 성명에서 선실당 월 연료비가 약 1800달러에서 6000~8000달러로 뛰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비용 증가분을 승객에게 모두 떠넘길 수 없어 자금이 부족해졌고 기존 운영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승객들에게 6000달러씩을 일회성으로 추가 납부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승객의 2인 기준 월 서비스 요금도 8999달러로 올렸다.
운항 중단 당시 승객은 203명이었다. 일부는 비행기로 귀국했지만 다른 이들은 시아누크빌에 남아 있다. 롱 디망슈 캄보디아 프레아시아누크주 부지사는 은퇴자와 근로자들이 고국에서 수천㎞ 떨어진 곳에서 사실상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장기 거주를 위해 승선 전 집을 매각한 승객들은 거처부터 다시 마련해야 할 처지가 됐다.
캐싱엄은 28일 블로그에서 호텔을 찾거나 숙박비를 마련하는 데 운영사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후자금 대부분을 선상 생활에 쓴 일부 승객들이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을 돕기 위해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빌라비는 임시 거처 마련을 승객들과 협의하고 앞으로 60일간 재정 문제 해결에 나서겠지만, 어떤 결과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승객들이 거액을 들여 산 선실에서 다시 생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