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괴담이 세계 11개국으로…‘흉담’ 선인세 3억원 돌파
전건우 작가의 장편소설 <흉담>이 미국과 이탈리아 등 11개국에 수출됐다. 지금까지 체결한 번역 출간 계약의 누적 선인세는 3억원을 넘어섰다.

출판사 인플루엔셜의 한국문학 브랜드 래빗홀은 지난 4월 출간한 <흉담>이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일본 등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판권 계약은 에릭양에이전시가 중개했다.

미국에서는 독립출판사 잔도(Zando)의 호러 전문 브랜드 이블 트윈(Evil Twin)과 전 세계 영어 판권 계약을 맺었다. 래빗홀에 따르면 영어 판권 계약 금액은 수십만달러로 브랜드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블 트윈으로부터 선점 오퍼를 받아 각국과 영어 판권 계약을 맺었다는 설명이다.

잔도는 펭귄랜덤하우스 산하 크라운 출판그룹의 수석 부사장 겸 발행인을 지낸 몰리 스턴이 2020년 설립했다. 한강, 샐리 루니 등의 작가를 미국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배우 세라 제시카 파커가 책을 선정하는 ‘SJP Lit’, 소설 <나를 찾아줘>의 작가가 운영하는 ‘길리언 플린 북스’ 등 출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신설 브랜드인 이블 트윈은 심리적 공포와 초자연적 스릴러 등 호러 장르를 다룬다.

이탈리아에서는 현지 1위 출판그룹 몬다도리의 출판 브랜드 오스카 볼트(Oscar Vault)와 번역 출간 계약을 체결했다. 1907년 설립된 몬다로니는 연간 2000권 이상의 책을 발간하며 도서 목록은 16만 종이 넘는다.

오스카 볼트는 호러와 스릴러 등 장르소설을 펴내는 브랜드다. 몬다도리의 오스카 계열 브랜드는 앞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홀> 등 한국 소설을 현지에 소개했다.

<흉담>은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 악귀가 찾아와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저주의 정체를 추적하는 오컬트 미스터리다. 공포소설가가 편집자로부터 아버지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전하는 메일을 받으며 시작된다. 두 사람은 죽은 교수의 집에서 ‘흉담을 들었다’는 문장을 발견하고, 주술사 발람과 함께 저주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작품은 악귀와 주술, 무속신앙에 금기와 도시 괴담을 결합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다른 이에게 이야기를 전하며 저주가 퍼지는 구조다. 이를 막으려는 이들의 추적 과정에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연결했다.

전건우는 2008년 단편소설 ‘선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뒤틀린 집>은 영화로, <살롱 드 홈즈>는 드라마로 제작됐다. <고시원 기담>도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

오스카 볼트의 편집자는 “한반도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흉담’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며 “초자연적 요소가 장르 소설 팬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문제로 시야를 넓혀준다”고 평가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