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문가 한자리에 > 한국경제신문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ASK 2026 하반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패널들이 사모대출 시장의 유망 투자처를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숀 이건 이건존스레이팅스 매니징디렉터, 제이슨 콜랜더 BDT&MSD파트너스 부동산크레디트 부문 대표, 마이클 베넷 록360 매니징디렉터, 조너선 로스 3650캐피털 공동창업자.   /임형택 기자
< 글로벌 전문가 한자리에 > 한국경제신문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ASK 2026 하반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패널들이 사모대출 시장의 유망 투자처를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숀 이건 이건존스레이팅스 매니징디렉터, 제이슨 콜랜더 BDT&MSD파트너스 부동산크레디트 부문 대표, 마이클 베넷 록360 매니징디렉터, 조너선 로스 3650캐피털 공동창업자. /임형택 기자
글로벌 부동산 사모대출 시장에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다. 고금리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고 대규모 대출 만기가 도래해서다. 은행들이 대형 부동산 대출을 줄이는 사이 사모대출펀드 등 비은행 금융회사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내려간 물류센터와 공급 부족에 직면한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가 유망 투자처로 떠올랐다.

◇부동산 사모대출에 투자 기회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6 하반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부동산 세션에 연사로 나선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대규모 차환 수요를 사모대출 시장의 핵심 투자 기회로 꼽았다. 미국 투자회사 BDT&MSD파트너스에 따르면 2028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2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신규 대출은 453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고 이 가운데 약 70%가 차환에 쓰였다.

막대한 차환 수요와 달리 은행권은 대형 부동산 대출에 소극적이다. 올해 은행이 취급한 부동산 대출 중 1억달러 초과 대출은 18%에 그쳤다. 반면 비은행 금융회사의 상반기 신규 대출은 950억달러로 54% 급증했다. 제이슨 콜랜더 BDT&MSD파트너스 부동산크레디트 부문 대표는 “부동산 가치가 재조정된 지금은 10년에 한 번 올 법한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조정도 대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조너선 로스 3650캐피털 공동창업자는 부동산 전문가 패널토론에서 선순위 담보대출의 기대 순수익률을 연 11~13%로 제시했다. 부동산 지분 투자에 버금가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면서도 원금 회수에서 지분 투자자보다 우선권을 갖는다는 것이 강점이다. 가령 1억달러짜리 건물값이 20% 떨어지면 부채와 자기자본 4000만달러로 건물을 산 투자자는 투자금의 절반인 2000만달러를 잃는다. 반면 6000만달러를 빌려준 금융회사는 여전히 건물값이 대출 원금을 웃돌아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

기존 부실채권의 회수 전략도 활발하게 논의됐다. 마이클 레비보 렉스마크 대표는 “채권자라도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분 투자자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실 부동산에서는 개발 업체의 추가 자금 투입을 전제로 대출을 재구조화하고, 담보권 행사는 최후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 물류·AI에 눈길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는 투자자에게는 유럽 시장이 유망 투자처로 꼽혔다. 금리 상승으로 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우량 부동산의 임차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이다. 토비 펠프스 벤탈그린오크(BGO) 공동대표는 “유럽 부동산 가치가 고점 대비 20% 하락해 매력적인 진입 기회가 생겼다”고 했다.

특히 물류센터는 자산 가격이 떨어진 가운데 임대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BG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물류센터 신규 임차 면적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한 데 비해 신규 공급은 고점 대비 약 30% 감소했다. 수요가 공급을 웃돌아 공실률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격 부담이 낮아지고 임대 여건이 개선되자 입지가 좋고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물류센터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데이터센터는 공급 부족이 핵심 변수다. AI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력망 부족으로 신규 시설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다. 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승인을 받는 데 통상 7~10년이 걸린다. BGO는 유럽 데이터센터 임차료가 2030년까지 연평균 4.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관련 자산에 자금이 집중돼 투자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벤저민 우 하버베스트파트너스 전무는 높은 자산 가격과 특정 기술기업 의존도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량 자산에 분산 투자하거나 세컨더리 펀드를 활용하면 AI 자산 편중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배정철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