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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댈러웨어주, AI 기업 설립 허용 추진…'클로드 사장님' 등장할까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는 ‘인공지능 기업(AIC)’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AIC는 인간이 아닌 AI 에이전트를 법적 경영자로 지정된 법인이다. 현실화하면 인간의 개입 및 감독 없이 AI가 일상적인 경영을 도맡아 계약 체결부터 소송 제기까지 사업상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회사 설립의 자유도가 높은 기업법으로 유명한 델러웨어는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법인 등록지다. 관련 수수료 수입이 주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AIC 법제화 역시 새로운 형태의 회사 설립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라는 평가다.
현재 초안 단계인 이 구상은 내년 1월 열리는 주의회 회기에 법안으로 제출될 전망이다. 통과되면 30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AI의 독자 경영은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6월 공개한 ‘프로젝트 벤드’가 대표적이다. 클로드 소넷 3.7에 약 한 달간 사내 소형 매장 운영을 맡긴 실험으로, 상품 선정부터 고객 응대까지 AI가 전담하고 인간은 상품을 채우는 등 물리적 업무만 수행했다. 6개월 뒤에는 한층 발전된 소넷 4.5를 적용해 매장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에 AI는 역부족이라는 게 실험의 결론이었다. 고객의 요구에 쉽게 넘어가 할인과 무료 증정을 남발했고, 미국에서 금지된 양파 선물계약을 추진하는 등 법적 판단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AI가 돌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책임질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은 AIC의 문제로 지적된다. 법안 초안에 따르면 AIC가 채무자의 빚을 갚거나 피해를 배상할 수단은 자본뿐이다. 하지만 배상을 위해 얼마만큼의 자본이 필요한지, 어떤 종류의 보험에 가입해야할지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적용 범위도 논란이다. 현재 구상은 은행업을 뺀 대부분 업종에 문을 열어두고 있어 여타 고위험 업종에 AIC가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정치권에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제임스 코머 미 하원 감독위원장은 이날 델라웨어주에 서한을 보내 AIC가 AI 기업의 책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관련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문서를 다음달 9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