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대신 이공계?"…KAIST 등 4대 과기원 역대 최고 경쟁률
4대 과학기술원(KAIST·UNIST·GIST·DGIST)의 2027학년도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16.1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원자 수도 전년보다 36.5% 늘었다. ‘의대 쏠림’ 속에서도 과기원 진학 열기가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대가 대학 입시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대 과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7학년도 학사과정 수시모집에서 4대 과기원은 2067명 모집에 3만3349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16.1대 1을 기록했다. 4개 과기원이 모두 수시모집을 실시한 2014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원자 수는 지난해 2만4423명보다 36.5% 증가했다. 2023학년도 1만5443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4곳 중 GIST를 제외한 3곳은 모두 역대 수시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322명 모집에 920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8.6대 1로 가장 높았다. DGIST는 AI 관련 전공을 신설한 점이 지원자 확대의 한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연계된 DGIST 반도체공학과 지원자도 지난해보다 53.9% 늘었다.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KAIST는 865명 모집에 8394명이 지원해 경쟁률 9.7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8.5대 1보다 1.2포인트 늘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565명 모집에 1만1211명이 지원했다. 2009학년도 첫 학부 모집 이후 19개 학년도 중 최고 경쟁률 19.8대 1을 기록했다. 지원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의대 대신 이공계?"…KAIST 등 4대 과기원 역대 최고 경쟁률
GIST의 경쟁률은 14.4대 1이다. 모집인원을 전년보다 100명 늘리면서 지난해보다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지원자 수는 역대 최다 수준이다.

대학가에서는 AI·반도체가 유망 산업으로 부상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네 곳 모두 삼성전자와 연계한 교육과 취업 기회도 매력으로 꼽힌다. GIST는 최근 SK하이닉스와 연계한 계약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지원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4대 과기원은 일반 대학의 수시 지원 6회 제한을 적용받지 않아 별도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진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황 의원은 “이공계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우수 인재가 과기원에 들어온 뒤에도 전공과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이공계 병역특례, 연구자 처우 개선 등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