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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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카드사들이 포인트와 각종 혜택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포인트 사냥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혜택 남용을 적발하고, 포인트 지급 조건도 까다롭게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카드사들이 포인트 적립 제도를 악용하는 고객을 가려내기 위해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욕에 거주하는 재러드 프리드먼이다. 그는 올해 초 체이스은행이 월드컵 티켓 사전 예매 사이트 장애를 겪은 고객에게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 예매를 시도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틱톡과 인스타그램 팔로워 20만여 명에게 공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체이스는 혜택 남용을 이유로 그의 신용카드 두 장을 해지했다.

미국에서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최대한 확보하는 일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부 소비자는 카드별 혜택과 지급 시기를 스프레드시트로 관리하고, 알람까지 설정해 놓는다. 신규 카드 발급 시 제공하는 보너스 포인트를 받기 위해 여러 장의 카드를 반복해서 신청하기도 한다. 카드사들은 이처럼 혜택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고객을 ‘게이머’라고 부른다.

은행들은 대응에 나섰다. 씨티은행은 올해 초 스트라타 카드의 신규 가입 보너스를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체이스도 지난해 서파이어 카드에 비슷한 규정을 도입했다. 체이스는 최근 24개월 동안 카드사와 관계없이 신용카드를 5장 이상 발급받은 고객의 신규 카드 신청을 거절하는 이른바 ‘5/24 규정’도 시행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스티븐 스퀘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가 소비자들의 카드 혜택 활용을 쉽게 만들었지만, 카드사 역시 AI를 이용해 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포인트 남용을 탐지하고 부당하게 지급된 포인트를 회수하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관련 손실을 탐지하고 회수할 선임 분석가 채용에도 나섰다.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도 높아지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플래티넘 카드 고객은 특정 공항 라운지에 동반인을 무료로 입장시키려면 연간 7만5000달러 이상을 결제해야 한다. 카드사들이 고액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프리미엄 혜택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혜택만 챙기는 고객에 대한 제한은 강화하는 것이다.

WSJ는 “프리미엄 카드의 혜택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소비자와 비용을 통제하려는 카드사 사이의 줄다리기도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