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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회장, 신생 펀드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싸게 샀다
분쟁 속 매집 중인데 전날 시세보다 4% 싸게…앞선 거래는 최대 50% 웃돈
펀드는 2차 계약 사흘 뒤 설립…운용사는 양평 9.5평 사무소
신 회장 측 "통상적 블록딜과 다르지 않아, 펀드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곳"
펀드는 2차 계약 사흘 뒤 설립…운용사는 양평 9.5평 사무소
신 회장 측 "통상적 블록딜과 다르지 않아, 펀드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곳"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일 코리아밸류업사모투자합자회사 외 2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138만2832주(2.02%)를 약 693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코리아밸류업사모투자는 지난 7월 설립된 기관전용 PEF로, 운용사는 트라이앵글프라이빗에쿼티(트라이앵글PE)다. 나머지 매도인 2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올해 세 차례 장외거래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3.74%(939만7663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매집 다 알려졌는데 할인?…통상 블록딜과 달라
블록딜 가격은 통상 계약 직전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정한다. 이번 거래의 주당 평균 매입가는 5만141원으로, 직전 거래일 종가(5만2700원)보다 4.9% 낮다. 신 회장은 2월 거래에서 시가보다 15.7%, 7월 거래에서는 50% 넘게 높은 값을 치렀다.할인 폭 자체는 크지 않다. 대량 지분을 넘기는 블록딜에서는 시가보다 3~10%가량 싸게 거래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량을 장내에 한꺼번에 내놓으면 주가가 떨어지는 만큼, 그 부담을 덜어 주는 대가다.
다만 이번 거래는 상황이 다르다. 한미사이언스에서는 신 회장과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이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고, 신 회장이 지분을 사 모으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었다. 전체 유통 주식은 10%에도 못 미치고, 9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29만주 남짓이다. 이번에 거래된 138만주는 시장 전체 거래량의 닷새 치에 가깝다. 이만한 물량을 장내에서 사들이면 매물이 금세 동나 주가가 오르는 만큼, 신 회장으로서는 오히려 더 비싸게 살 수밖에 없었다. 펀드로서는 웃돈을 요구할 수 있는 자리에서 값을 깎아 준 셈이다.
신 회장 측은 "이번 거래는 1·2차 거래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한 것이고, 지금 시가에 비하면 매우 높은 금액"이라며 "블록딜 매매가격은 주가 변동 예측과 물량 등에 따라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계약 사흘 뒤 설립된 펀드…운용사 정체 몰라
펀드와 운용사를 둘러싼 의문도 있다. 코리아밸류업사모투자는 신 회장이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가족과 2차 장외매수 계약을 맺은 지 사흘 뒤인 지난 7월 10일 설립됐다. 그리고 3개월이 채 안 돼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해 신 회장에게 넘겼다. 처음부터 신 회장에게 지분을 넘기기 위해 만든 펀드가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펀드가 이 주식을 언제, 얼마에 사들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보유 지분이 5%에 못 미쳐 대량보유 보고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운용사인 트라이앵글PE는 2024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돼 같은 해 10월 기관전용 PEF 운용사(GP)로 등록했다. 본점은 경기 양평군의 9.5평짜리 단층 사무소로, 김모 대표가 과거 사내이사를 지낸 한국바이오기업연구소 소유 건물이다. 외부에 알려진 투자 실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트라이앵글PE가 직접 자금을 모아 만든 펀드는 코리아밸류업이 사실상 처음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펀드는 2개인데, 다른 한 곳인 오라클글로벌파마사모투자는 2023년 벤처캐피탈 오라클벤처투자가 만든 펀드다. 이 펀드의 GP는 지난해 2월 트라이앵글PE로 바뀌었고, 본점도 양평 사무소로 옮겼다. 공교롭게도 신 회장 측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에 나서던 시기다. 한양정밀은 그 직전인 1월 임종윤 회장 지분을 759억원에 사들였고, 신 회장은 3월 킬링턴으로부터 100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런 정황으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 측 우호 세력이 펀드를 통해 미리 지분을 확보해 뒀다가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은 "해당 펀드는 신 회장과 어떤 관계도 없고, 직접 또는 간접으로도 출자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매매 거래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펀드로서 어떠한 사전 약정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앞선 두 차례 거래와 관련해 공개매수 의무 위반 의혹도 받고 있다. 지분 5% 이상 보유자가 6개월 안에 장외에서 10명 이상으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면 공개매수를 거쳐야 하는데, 2월·7월 거래 상대방만 합쳐도 13명이다. 신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을 빼면 10명 미만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이 의혹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