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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조달청 시스템…국민이 '낭비된 세금 2조' 열흘 만에 찾아냈다
개혁신당, 해커톤서 확인
1만8860건 적정가보다 비싸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 '허점'
개혁신당, 해커톤서 확인
1만8860건 적정가보다 비싸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 '허점'
개혁신당이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연 해커톤에는 개발자 1169명이 참가해 조달청 물품 구매계약 2만3246건을 점검했다. 그 결과 적정가보다 비싸게 구매한 계약 1만8860건을 확인했다. 공공기관은 이 계약에서만 총 2조5403억원을 더 들여 물품을 구매했다. 동일 제품에 대해 시중에서 책정된 최저가와 실제 계약금을 비교한 뒤 낭비된 세금 규모를 추산한 결과다.
민간 업체는 조달청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의무구매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예를 들어 보안카메라 업체 A사는 설립 2년7개월 만에 장애인기업·사회적기업·여성기업·벤처기업 인증과 녹색제품 인증을 모두 취득한 뒤 특허 기술을 적용한 보안카메라로 조달청 우수조달제품에 선정됐다. 우수조달제품으로 선정되면 업체가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고, 부속품이라는 형태로 더 많은 물건을 끼워 팔 수 있다. 조달청을 이용하는 공공기관으로선 A사 제품 하나를 사면 장애인기업제품과 녹색제품 등 의무구매 할당량을 동시에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불러도 살 유인이 생긴다.
A사는 LG 비디오월을 부속품으로 팔면서 장애인기업 인증을 받았다는 이유로 ‘장애인기업제품’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A사는 시중에서 83만원에 파는 이 보안카메라를 조달청에서는 130만원에 판매했다.
업체가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건 조달청이 현장 방문 없이 서면 실태조사만으로 우수제품을 지정하기 때문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조달청은 우수제품으로 등록된 물품의 사후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우수제품 지정 후 3년(추가 3년 가능)이 지나 연장이 불가능해지기 전 미리 자녀 회사로 특허를 넘겨 다시 우수제품으로 선정되고, 또 최대 6년 동안 폭리를 취한 사례도 나왔다.
한 기관은 553만원어치 본품을 사면서 선택 부품을 18억9700만원어치 구매하기도 했다. 이를 모니터링하는 인력은 조달청에 단 세 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조달제품 제도가 중소기업 판로 확대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일부 업체의 수익 보장 장치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은 “가격 검증 절차 없이 수의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사후 가격 모니터링과 지정 요건 강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조달청은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