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한 해킹 시도가 올해 들어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섰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를 겨냥한 공격도 급증했다. 금융권에서는 보험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도 처음 확인됐다.
◇금감원 공격 8개월 만에 작년 두 배
26일 금감원이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금감원 상대 사이버공격 시도 건수는 6만482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건수인 3만211건의 두 배를 넘는다. 사이버공격 시도는 2023년 1만7662건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최근 5년간 보안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금감원이 보유한 금융사 관련 정보를 빼내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금융사 민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공격 유형 중에서도 ‘정보 유출 시도’가 가장 많았다. 전체의 69.8%인 4만5260건을 기록했다. 정보 유출 시도는 이미 지난해(1만2456건)의 세 배를 웃돌았다.
최근에는 사이버공격에 사용된 IP 주소를 기준으로 공격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도 달라졌다. 올해 IP 기준으로 개별 집계 국가 중 공격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베트남(1만1317건)이었다. 2022년부터 매년 1위를 차지한 미국은 올 8월까지 3269건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주요 국가를 제외한 ‘기타’ 국가로 분류된 IP를 통한 공격은 4만891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금융위에서도 비슷한 공격 양상이 나타났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금융위 대상 사이버 침해 시도는 3433건으로 지난해(1259건)의 세 배에 육박했다. IP 기준 국가별 차단 건수는 베트남이 1121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도 최근 별도의 보안 사고나 정보 유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과 인접한 국가이고 인터넷 환경이나 보안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해 침투 경유지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에는 일반인도 AI를 이용해 해킹을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보험사도 정보 유출 발견
금융권에서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른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최근 알려진 금융권 AI 해킹 사례 중 보험사에서 정보 유출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25일 일부 시스템의 이상 증상을 확인하고 사이버 침해 사고를 인지해 긴급 대응 중”이라며 “침해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을 26일 새벽에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전사적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공격 IP 차단과 고객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금융권 정보 유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사회적 관심도 커진 만큼 해커들이 다른 산업군이나 공공기관으로 공격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